증권사들이 실적 기대감에 웃음 짓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규모 급증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던 1분기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연일 계속되는 코스피 상승세에 2분기 실적도 기대 이상 성과를 거둘 전망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시장 전망보다 최대 50% 이상 많은 순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지난 20~21일 사이 잠정 실적을 공개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실적은 상승세를 보였다.
신한금융투자는 2분기 순이익 478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460억원) 대비 4.1% 늘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938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5%가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분기 430억원 순이익을 올리며 직전 분기(150억원) 대비 187.4%가 증가했다. 반면 KB증권은 자회사 현대저축은행 매각에 따른 손실이 반영돼 2분기 적자 전환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지주 계열사의 2분기 실적 호조가 대형 증권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분기 주요 증권사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ELS 조기 상환 수익이 점차 기업금융(IB) 역량을 갖춘 증권사 중심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사 수익 중 위탁매매(브로커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미만으로 하락했다”면서 “거래대금에 상관없이 상품운용과 IB 등에서 증권사가 실적을 시현하는 추세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2분기 실적 개선에 증권가 관심이 쏠린다. 90억원에 달하는 넷마블 기업공개(IPO) 수익과 자회사 한국투자파트너스 흑자 전환 등으로 추정치 대비 40~50% 이상 순이익이 나올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한국금융지주가 2분기 최대 15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NH투자증권도 각 증권사들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드'를 점치고 있다. 삼성증권은 NH투자증권이 2분기 약 1005억원 가량 순이익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위탁매매 손익 증가와 강세장 지속에 따른 자기자본 거래와 헤지펀드 운용 손익 개선 등이 NH투자증권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전망이 엇갈린다. 두 증권사는 기존 전망을 소폭 하회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1분기 대비 소폭 낮은 실적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업계의 경쟁구도가 단순 거래대금 증대에 따른 무차별 수혜보다는 초대형 IB, 자산관리(WM)에서 비교우위, 사업다각화 및 차별화, 지배적 트레이딩 플랫폼 구축 등에 따라 결정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대형증권사 실적 전망 (단위:십억원), 자료:업계 취합>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