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혜정)은 김근호 한의기반연구부 박사팀이 3차원 디지털 영상으로 혀를 촬영해 질병을 진단하는 새로운 '설 영상 측정장치(설진기)'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한의학연이 새로 개발한 설진기는 혀 정면의 2차원 영상으로 혀와 설태의 색깔을 분석하는 것과 달리 혀의 전후좌우에서 촬영한 정보를 분석한다. 혀의 색깔, 모양, 깊이, 두께를 면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3차원 입체 영상 분석도 가능하다. 환자의 혀를 담백설·담홍설·홍설·청자설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분석하고, 설태의 두꺼운 정도 및 색상을 분석해 한의학 특성 진단을 할 수 있다. 붓거나 늘어진 혀에 발생하는 치흔(이빨자국) 강도도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미 월경통·소화불량·만성피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수행, 설진기의 임상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특허 출원을 마쳤다. 관련 기술을 ISO 국제 표준화 작업에도 착수했다. 앞으로는 진단을 보조하는 모바일 혀 영상 취득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김근호 박사는 “설 입체 정보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혀와 질병 발생 간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도 탄력을 받게 됐다”면서 “후속 연구로 순환기계, 대사성 질환을 진단하는 통합 시스템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