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은 '분배를 기반으로 한 성장'이라는 점에서 과거 정책과 차별화 된다. 종전까지 우리경제는 선(先)성장, 후(後)분배를 기본으로 한 낙수효과에 의존했다. 정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아닌 가계에 정책 초점을 맞춘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계소득을 늘려야 국민 기본생활이 보장되고, 실질 가처분 소득이 늘어 소비가 늘어난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가계소득을 새로운 성장 원천으로 활용하겠다”면서 “가계를 분배 객체가 아닌 성장 주체로 인식을 전환해 소득증대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최저임금에 있다. 문 대통령 공약대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은 노·사·정이 합의해야 하는 사안인데다 소상공인·중소기업 반발이 커 실현을 장담할 수만은 없다.
새로운 일자리 정책이 효과가 있을지도 관심사다. 박근혜 정부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지속 강조하고 매년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고용영향평가를 강화해 평가 결과에 따라 예산을 차등 배분할 방침이다. 그러나 고용영향평가는 2010년부터 시행했고, 지난해 주요 재정사업 예산과 연계하는 등 '정착 중'인 정책이다. '일자리 지원세제 3대 패키지'도 고용증가 비례 기업에 제공하는 세액공제만 새롭게 만들어질 뿐 비정규직, 임금인상 관련 세제는 기존 제도를 강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공정 경제'를 경제정책 한 축으로 설정한 것은 호평을 받았다. 지난 정부와 비교해 공정거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 질서 확립은 정부 경제정책의 '분배' 부문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2.6%에서 3.0%로 대폭 상향 조정한데 대해서는 긍정·부정 평가가 겹친다. 3.0%는 한국은행(2.8%), KDI(2.6%)는 물론 민간 경제연구소와 비교해도 가장 높다. 전망보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숫자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산업 측면보다 분배나 정책자금에 의존해 성장률을 높여 가느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물론 최근 경기와 맞물려 주요 기관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날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2.9%로 상향 조정했다.
정부는 “세계경제 회복, 추경 등 정책효과에 힙 입어 3.0% 성장을 전망했다”면서 “수출·투자 회복세가 하반기 소폭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추경 등 정책효과 등이 하반기 성장세를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