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상반기 영업이익 8년 만에 1조원 '붕괴'…“내수·해외 탈출구 없다”

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 내수시장과 중국, 미국 등 해외 주력 시장에서 일제히 부진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4% 가량 떨어지면서, 2009년 이후 8년 만에 1조원 이하로 떨어졌다. 기아차는 하반기 스팅어, 스토닉 등 신차 글로벌 출시로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기아자동차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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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대표 박한우)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가진 '2017년 상반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26조4223억원, 영업이익은 44% 줄어든 78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영업이익이 1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2%포인트 감소한 3.0%로 집계됐다. 경상이익은 중국 지분법 이익 감소로 큰 폭의 하락 요인이 있었으나 금융 비용 감소 등의 요인이 이를 상쇄하며 전년 대비 39.0% 감소한 1조285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4.8% 감소한 1조155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아자동차 중국 제3공장 기공식
기아자동차 중국 제3공장 기공식

기아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7.6% 감소한 135만6157대를 판매했다. 기아차 글로벌 현지 판매 감소는 지난 3월부터 가시화된 사드 사태의 영향으로 인한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에서만 글로벌 전체 판매 감소분 11만2000여대를 훌쩍 뛰어넘는 11만8000여대가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국내 시장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구매세 지원 축소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41.5%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니로'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볼륨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 영향으로 9.9% 감소했다.

기아자동차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 (제공=현대·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 (제공=현대·기아자동차)

반면 유럽에서는 승용 차급 판매 확대와 니로 인기에 힘입어 전체 산업수요 증가폭인 4.6%를 크게 웃도는 9.5%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외 중남미(18.6%), 러시아(23.1%), 중동·아프리카(1.2%) 등 주요 신흥시장에서의 판매도 증가했다.

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중국 사드 사태 영향 지속 등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현지 전략형 소형 SUV K2 크로스를 출시해 중국 SUV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에서도 스포티지와 쏘렌토 판매 물량 확대를 추진하는 등 RV 차종의 판매 비중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13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비스타홀에서 '스토닉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왼쪽부터 박한우 기아차 사장, 스토닉, 김창식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13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비스타홀에서 '스토닉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왼쪽부터 박한우 기아차 사장, 스토닉, 김창식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차는 하반기 신차 투입을 통한 판매량 증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한 스팅어, 스토닉을 하반기에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또 중남미,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경기가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지 전략 차종을 앞세워 이들 국가에 대한 공략을 보다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판매 감소, 원화 강세, 인센티브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인해 매출액과 이익이 동반 하락했다”면서 “스팅어, 스토닉 등 주력 신차의 글로벌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신흥시장 공략 강화와 RV 판매 비중 확대 노력 등을 통해 올해 남은 기간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