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배출가스 조작 사건 여파로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폭스바겐이 환경부에 차량 인증을 신청하고, 고객 대상 마케팅 활동에 나서는 등 국내 판매 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폭스바겐이 예정대로 인증을 마칠 경우 4분기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 이달 6일부터 14일까지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 티구안 올스페이스, 파사트 GT, 아테온, 아우디 A4, A7, Q7 등의 소음 및 배기가스 인증 요청서를 접수했다. 인증 신청 차량에 큰 문제가 없을 경우 인증 완료까지는 2주 정도가 소요된다.
폭스바겐은 올해 2월 본사 법무팀 출신인 마커스 헬만 사장을 한국으로 보내 신차와 기존 차량의 인증을 준비해왔다. 마커스 헬만 사장은 한국 파견 전까지 본사에서 디젤게이트 이슈를 전담한 법무통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현재 티구안 한 차종만 실시 중인 리콜도 다른 차종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폭스바겐은 올해 2월부터 티구안 2.0 TDI 2만7000여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진행 중이다.
판매 중단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도 시작했다. 폭스바겐은 19일부터 욜로 라이더(YOLO Rider)를 주제로 한 체험 행사에 참여할 고객을 모집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행사 참여를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100여명을 추첨을 통해 8월 주말 시승차와 숙박권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상품 판매를 위한 홈페이지 새 단장도 마쳤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국내 영업 재개에 대비해 기업 공식 홈페이지와 각 금융 브랜드 홈페이지를 리뉴얼했다. 새 홈페이지에서는 고객이 직접 금융 계산기를 통해 견적을 내고, 딜러(영업사원)와 상담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고객과 최종 접점에 있는 딜러 숫자가 크게 줄었다는 점은 판매 재개에 걸림돌이다. 지난 1년간의 영업 중단으로 수많은 우수 딜러들이 아우디와 폭스바겐 전시장을 떠났다. 서울 강남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의 경우 한때 30~40명에 달했던 딜러 숫자가 지금은 10여명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퇴사한 딜러들은 대부분 경쟁사로 이동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인증을 신청한 4개 차종은 모두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신차로, 영업 재개 시 수입차 시장에서 빠른 판매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