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2009년 이후 8년 만에 1조원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41.5%가량 감소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기아차는 하반기 중국 시장 실적회복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근본적인 전략 재정립에 나선다.
기아차(대표 박한우)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가진 '2017년 상반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26조4223억원, 영업이익은 44% 줄어든 78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기 영업이익이 1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2%포인트 감소한 3.0%로 집계됐다. 경상이익은 중국 지분법 이익 감소로 큰 폭의 하락 요인이 있었으나 금융 비용 감소 등의 요인이 이를 상쇄하며 전년 대비 39.0% 감소한 1조285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4.8% 감소한 1조155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7.6% 감소한 135만6157대를 판매했다. 기아차 글로벌 현지 판매 감소는 지난 3월부터 가시화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 영향으로 인한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요인이다. 중국에서만 글로벌 전체 판매 감소분 11만2000여대를 훌쩍 뛰어넘는 11만8000여대(-41.5%)가 감소했다.
국내 시장 판매도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니로' 신차 효과에도 볼륨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 영향으로 9.9% 감소했다.
반면 유럽에서는 승용 차급 판매 확대와 니로 인기에 힘입어 전체 산업수요 증가폭인 4.6%를 크게 웃도는 9.5%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외 중남미(18.6%), 러시아(23.1%), 중동·아프리카(1.2%) 등 주요 신흥시장에서의 판매도 증가했다.
기아차는 하반기 무리한 판매확장보다는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에서는 9월 딜러대회를 통해 소통을 강화하고, 미국에서는 인센티브 축소정책을 펼친다. 또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 물량을 조정해 재고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중국 시장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점검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판매, R&D, 상품, 원가경재력, 브랜드 등 근본적인 전략을 수립한다. 또 오는 9월 페가스, K2크로스, K4 상품성 개선 모델 등 다양한 신차를 투입해 판매력도 강화한다. 미국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스팅어를 투입한다. 유럽에는 9월 스토닉, 10월 스팅어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하반기 환율 상황은 다소 우호적일 것이고, 유럽 판매호조 지속 및 대부분 신흥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여 긍정적이다”면서 “다만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국과 수요 둔화하는 미국에서는 어려운 시장환경 대응 위해 재고부담 완화, 인센티브 안정화로 수익성 방어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인도 신규법인 '기아차인디아프라이빗리미티드(KMI)' 주식 4169만7553주를 6억4800만달러(약 7259억5400만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지분 취득 후 소유지분율은 99.99%가 된다. 이에 따라 인도 공장 설립 및 현지 진출을 본격화한다. 기아차는 올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에 연산 30만대 규모 공장을 건립된다.
한편 기아차는 오는 8월 17일 통상임금 관련 1차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사측이 패소할 경우 노조가 제기한 소송가액 66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3분기에 적용할 계획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