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네 곳이 융합 연구를 진행, 최근 몇 년 사이 사회 이슈가 된 '싱크홀'을 감시하고 예방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많은 기관이 서로 힘을 모으고 사회 현안에 대응하는 사례가 더욱 많아지기를 염원합니다.”
이인환 UGS(언더그라운드 세이프티) 융합연구단장은 최근 연구단이 개발한 기술 성과로 주목받았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땅속 환경과 지하 매설물을 감시, 싱크홀을 예방하는 것이 기술 주제다.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싱크홀 문제를 막을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사회 문제에 적극 대응한 대표 사례다. 앞으로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지하에 시범 적용되기로 결정되면서 기술의 효용성을 입증했다. 기술 개발로 끝이 아니다.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하는 기업 'UGS'도 이달 11일 출범, 신산업 창출 가능성도 선보였다.
“그동안 땅속 환경 감시는 어렵다고 여겼는데 3년 가까운 노력 끝에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왕십리역뿐만 아니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적용되고, 관련 산업도 창출돼 우리나라 전역의 싱크홀을 막는 안전망이 될 겁니다.”
세간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기술의 기능이나 발전 가능성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정착시킨 '융합 연구'의 첫 주요 결과물이라는 점이 주요했다.
이 단장이 이끄는 UGS 연구단은 2014년에 출범한 '1호 융합연구단'이다. 융합연구단은 사회현안 대응, 신산업 창출을 위해 출연연이 힘을 모아 만든 연구 그룹이다. '맏형'인 UGS 연구단의 성과는 곧 융합연구단의 바로미터다. UGS 연구단의 이번 성과가 전체 융합연구단의 성공을 견인하게 된 셈이다.
“돌이켜보면 2014년 첫 연구에 들어간 이후 제대로 쉬어 보지 못했습니다. 좋은 성과를 내기까지 고민과 노력이 거듭됐습니다.”
이 단장은 연구단의 결속을 최우선 과제로 뒀다. UGS 연구단은 이 단장이 속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주축으로 건설기술연구원, 철도기술연구원, 지질자원연구원의 주요 인력 40여명이 모인 곳이다. 기관마다 특성과 일하는 방식이 달라 고생이 많았다. 연구원을 두 명씩 짝지어주고 서로의 생활을 도와주는 '마니또' 개념을 도입, 결속을 다졌다.
“이전부터 건설 현장에 통신, IoT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하며 건기연과 공동 연구를 한 것이 기반으로 됐습니다. 지금은 우리 UGS 연구단이 만든 시스템을 다른 10개 융합연구단이 모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단장은 UGS 연구단을 비롯한 융합연구단이 모두 뛰어난 성과를 내 과학과 출연연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연연은 우리나라의 산업을 이끌기 위해 출범한 곳이고, 융합연구단도 이것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UGS 연구단을 비롯한 총 11개의 연구단이 출연연과 과학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끌어내는 11명의 축구 국가대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
김영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