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교통 정책을 매개로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아시아는 물론 비유럽권 최초로 국제교통포럼(ITF) 사무총장에 당선된 김영태 국토교통부 교통정책과장은 전 세계 교통정책에 대한 논의가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ITF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교통정책을 담당하는 장관급 회의체다. 59개국이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 중 44개국이 유럽이다. 그만큼 유럽의 입김이 강한 조직이다. 김 총장의 당선이 더욱 화제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김 총장은 다음 달 21일 사무총장에 취임하고 5년 임기의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김영태 사무총장은 “안전, 첨단 기술, 약자를 위한 교통 체계, 온실가스 감축 등에 대한 많은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도 글로벌 마인드를 바탕으로 전 세계 교통을 위한 고민을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TF 사무총장은 OECD의 고위직 간부로서 3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OECD 내에서 경력직(A1~A7) 최고 직위다. 당선이 확정된 후 국토교통부는 물론 외교부, 주OECD대표부 등에서도 축제 분위기였다.
교통분야에서 유럽 위주인 ITF에서 비유럽권 인사가 사무총장에 당선된 것도 화제였지만, A7 고위직에 한국인이 진출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세종시 곳곳에 김 총장의 당선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국토부 건물에는 자그마치 20m가 넘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김영태 사무총장은 취임 직후 내년 안전과 보안을 주제로 한 교통장관 회의부터 준비해야 한다. 매년 의장은 회원국 교통 장관이 번갈아가면서 맡는데, 내년 의장국은 우리 국토부 장관이 맡게 된다. 교통 정책의 위상을 세계에서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 총장은 “세계에서도 한국의 교통 정책을 주의깊게 보게 될 것”이라면서 “동시에 교통 산업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 달 중순 출국하는 김 사무총장은 출국 전 직원들을 위한 강연을 준비 중이다. 김 총장이 어떻게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었는지를 말하고 후배들을 위한 메시지도 전할 계획이다.
그의 메시지는 비전과 소통이다. 후배들이 비전을 갖길 바란다는 그는 교통정책조정과장으로서 2015년부터 ITF의 이사직을 맡으면서 사무총장의 꿈을 키웠다. 국제 무대에 대한 꿈은 그보다 더 이전이었다. 불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프랑스로 유학을 가 이제는 자유자재로 불어를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주미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스페인어를 별도로 배웠다. 4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덕에 회원국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었다.
융합형 경력도 강조했다. 그는 교통 뿐만 아니라 주택정책, 해외건설정책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다. 여러 분야를 거친 그의 경력을 회원국들은 높게 샀다. 도시와 주택, 건설을 두루 알아야 교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총장은 “(나의 사례가) 후배들이 국제 무대로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데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러한 활동들이 결국에는 우리나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