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에는 스타트업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 스타트업에는 중견기업의 자금과 경영 노하우를 각각 심는다.' 'KDB-중견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펀드' 조성의 취지다.
500억원 규모인 이 펀드는 중견기업과 창업기업 연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500억원 가운데 400억원을 부산과 경남 12개 중견기업이 나눠 출자한다. 출자사와 운용사가 밝힌 펀드 결성 및 운용의 목적은 '중견기업의 벤처 생태계 참여와 이를 통한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한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이다.
스타트업에 관심과 투자가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에서 보듯 스타트업, 중소기업, 벤처기업 관심도도 높아졌다.
중견기업도 혁신이 필요한 건 매 한가지다. 규모가 다소 작은 중소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중견기업을 볼 때 굳건하게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내부에서는 기술, 경영, 성장을 위한 고민이 크다.
기업 규모에 걸맞게 지역 산업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외부 요구와 그렇지 못한 내부 현실 사이의 갭을 극복해야 한다. 식어 버린 내부 혁신 동력을 끌어올려 혁신 사례를 만들어 낼까 고민해야 한다.
중견기업은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상장사여서 대놓고 정부 지원을 바라거나 고민하는 내부 상황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중견기업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도 중소벤처스타트업과 사뭇 다르다.
중견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펀드에는 이런 중견기업의 고민이 녹아 있다. 투자 대상은 유망 스타트업이지만 목적은 수익이 아닌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연결이다. 이 연결은 아이디어와 기술 도입에서부터 인수합병(M&A)까지 아우른다.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사회에 기여하는 동시에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기술, 도전 정신을 받아들이려는 것이 바로 펀드 출자사로 참여한 중견기업들의 속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역 중견기업이 모여 중견기업와 스타트업을 연결한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유도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펀드가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