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의 힘, 하이브리드車 시장까지 넘본다

올해 상반기 국내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른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IG)'가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친환경차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큰 차량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 그랜저(IG) 하이브리드.
현대자동차 그랜저(IG) 하이브리드.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올해 6월 2471대가 판매돼 기아차 니로를 제치고 하이브리드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이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국산·수입 세단 중 사상 최대치다.

같은 기간 그랜저 전체 판매(1만2665대)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9.5%에 달했다. 그랜저 구매자 10명 중 2명은 가솔린이나 디젤 대신 하이브리드를 구매한 셈이다.

그랜저의 힘, 하이브리드車 시장까지 넘본다

올해 들어 6월까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5555대가 판매됐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3월 194대를 시작으로 출고가 본격화된 4월 1045대, 5월 1845대, 6월 2471대로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판매 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된다면 현대차가 출시 당시 제시한 연간 1만대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그랜저의 상품성에 경차 수준의 우수한 연비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기존 구형 모델보다 연비를 8% 이상 향상한 리터당 16.2km의 공인 복합연비를 제공한다. 파워트레인 개선을 통해 가속력 등 주행성능을 개선하고, 차체 하단의 배터리 위치를 변경해 트렁크 공간을 기존 410리터에서 426리터로 늘렸다.

파격적인 품질 보증도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현대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에 대해 10년/20만km의 보증을 적용하며, 배터리를 평생 보증해준다. 중고차 가격 보장과 신차 교환 등 다양한 고객 만족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가솔린 모델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현대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기본형 모델인 프리미엄 트림의 가격을 구형보다 26만원 인하하는 등 상품 기획 단계부터 가격 경쟁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683만~4113만원으로 하이브리드차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140만원)을 반영하면 3540만~397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는 그랜저 가솔린 3.0 모델(3550만~387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중형 세단에서 준대형 세단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그랜저는 물론 다양한 차급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해 친환경차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