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서비스 3사가 2분기를 호실적으로 마감했지만 3분기 예측불허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통사 긴장감이 역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 3사는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과 보편요금제, 저소득층 지원 등 정부의 정책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한 목소리다.
통신비 인하 이슈는 투자 여력 감소 등 이통사 미래 사업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통신비 절감 취지 '공감'···일방통행은 '반대'
이통 3사는 국민 통신비 부담 경감에 공감한다면서도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대해 이통사가 체감하는 부담이 전례 없이 막중하다는 방증이다.
이와 동시에 이통 3사는 통신사에만 부담을 지우는 게 아닌 이동통신 생태계 전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민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통사는 물론 정부, 제조사, 포털 등 주요 이해관계자도 동참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신사에만 부담이 전가되면 이통서비스 품질 저하와 5세대(5G) 이동통신 등 4차 산업혁명 성장동력 추진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통 3사의 이 같은 행보는 정부와 지속적 협의를 전제로 이통사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정부를 압박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정부 요청을 따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합리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 성장 '박차'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대응과 별도로 이통사는 무선 수익 감소를 상쇄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미래 사업을 본격화한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5세대(5G)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이통사 간 정면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T는 연내 AI기기 기가지니 가입자 50만명을 확보하기 위해 아파트, 금융, 교육, 쇼핑 등 분야와 제휴를 확대하고,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도 공개한다.
SK텔레콤은 5G기반 자율주행차와 SM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통한 미디어사업 업그레이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협대역-사물인터넷(NB-IoT) 등 신규 시장 창출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변수는 정부 통신비 인하 정책이다. 선택약정 할인율 상승 등 수익 감소가 투자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이통사 성과를 가를 핵심 요소는 규제”라며 “25% 선택 약정할인이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