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자력발전 가동 40년 동안 끊이지 않고 지금까지 계속되는 문제가 바로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정부나 원전기술계는 갖고 있는 정보를 국민은 알지 못한다. 분단국가 안보 이슈란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지만, 지금까지도 우리 국민들은 정부나 원전사업자가 제공하는 아주 제한적인 정보에만 의존해 원전 문제를 판단한다.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국민 요구가 거세지면서 관련 정보 제공 빈도나 양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부족하다. 또 다른 문제가 관련 정보가 필요한 측 입맛대로 가공되고 수정돼 제각각이란 것이다.
지난주 전자신문이 개최한 탈원전 정책 관련 여야 국회의원 토론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여야 의원 가릴 것 없이 원전 안전·기술은 물론 연관되는 온실가스·발전단가·사후처리비용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국민들에게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탈원전 찬·반쪽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수치와 정보에 국민들 혼란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속에 출범한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공사중단 결정이냐 아니냐, 법적 권한을 가졌냐 아니냐를 놓고 싸우기 보다 오히려 관련 정보를 가감 없이 정확하게 국민에게 제시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한다. 이미 출범한 마당에 위원회를 거둘 수도 없고, 국회가 특위를 구성해 결정하자는 것도 여야 합의절차가 필요한 만큼 하세월일 수 있다.
차제에 여론조사·통계 기능까지 다 갖춘 신고리공론위가 국민이 아리송해하는 관련 데이터와 각종 정보·수치를 정확하게 공표하는 것이다. 그러면 공론화 과정에도 도움이 되고, 찬·반 양측으로 갈려 극명한 대립만 보이는 여론도 보다 진전된 의견으로 모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독립적 활동과 논의를 보장한 만큼, 정책 입맛에 맞춘 게 아닌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국민도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