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상장사 현금성 자산이 최근 5년 새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우리나라 상장 기업 중 최고 현금 부자는 27조원을 보유한 삼성전자로 꼽혔다. SK하이닉스도 3개월 만에 현금 곳간이 1조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찬우)는 31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중 금융업종 및 우선주 등 비교불가 28개사를 제외한 72개사의 최근 5년간 총자산과 및 현금성자산 현황을 발표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72개사 현금성자산 총액은 올해 3월 기준 115조7000억원으로 2012년 말 기준 75조2000억원에서 5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 총액은 1907조9000억원으로 5년 전 연결 기준 1390조6000억원에서 37.2% 증가했다. 총자산에서 현금성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5.41%에서 올해 1분기 말에는 6.07%로 높아졌다.
특히 작년 말 대비 총 자산 규모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현금성 자산은 오히려 6000억원 상당 늘어났다. 기업들이 경영상의 이유로 투자 등을 집행하지 않고 곳간에 쌓아두는 금액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조사대상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상장사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현금성 자산은 1분기 기준 27조5629억원을 보유해 총 자산 264조2174억원에 10.43%를 차지했다.
총 자산은 5년 전 181조715억원 40% 상당 늘었고, 같은 기간 동안 현금성 자산도 18조7914억원에서 50% 증가했다. 2013년부터 연 평균 약 14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지만, 반도체 부문 이익이 급증하면서 현금성 자산도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현금성 자산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4조원에 이르는 배당을 실시했다. 작년 3조8503억을 주주들에게 지급했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올해도 고배당이 예상된다.
2위는 8조4123억원을 보유한 SK로 나타났다. 특히 2012년 말 기준 4410억원에서 8조원대로 5년 사이 20배 이상 급증했다.
시가총액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6139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1628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매출·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찍은 지난 분기 실적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네이버는 현금성 자산이 총 자산 대비 28.8%로 알짜기업으로 나타났다. 현금성 자산은 2012년 말 3954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1분기 기준 1조8541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한편 현대차와 포스코 등은 지난 5년여간 현금성 자산이 줄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금성자산은 기업 운영 및 투자를 위한 예비자금 성격으로 기업이 보유하는 자산”이라며 “그간 지속된 순익증가에 따라 기업들이 경영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현금을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금성자산 보유 상위 20사(백만원, '17.3월 현재, 시총은 '17.7.27 기준), 자료:한국거래소>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