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격호 명예회장의 부친 고(故) 신진수씨 제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영권 분쟁 이후 3번째 맞이하는 이번 제사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간 조우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 부친 제사는 음력 6월16일로 양력으로 오는 7일 치뤄질 예정이다.
지난 2년간 신 전 부회장은 제주로서 자신의 성북동 자택에 그룹 일가가 모여 제사를 지냈다. 신 명예회장과 신 회장은 각각 건강과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제사에서도 신 명예회장은 참석이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신 명예회장이 취재진 앞에 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구속 수감 중인 신영자 롯데 장학재단 이사장도 물리적으로 참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신 회장은 2015년 경영권 분쟁 촉발 당시 일본 출장을 이유로 제사에 불참했었고, 지난해는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관련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6월말 신 전 부회장과 2년여 만에 회동을 갖으며 화해 분위기를 연출한 신 회장 참석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다. 당시 두 형제 만남은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의 화해 권고로 이뤄졌다. 시게미츠 여사는 신 명예회장 두번째 부인이자 신동주·동빈 형제 친어머니다.
그룹 경영권을 장악한 신 회장이 화해의 뜻을 가진 만큼 길었던 형제간 화해의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제사에 참석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신 회장의 제사 참석을 신 전 부회장이 막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지배적이다. 신 회장이 이날 저녁 성북동을 찾는다면 자연스레 형제 간 대화 물꼬가 트이고, 가족간 회동에서 형제간 입장 정리 및 극적 화해와 타협 가능성도 있다.
지난 2년간 제사에서는 신 명예회장의 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막내 여동생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 남편 김기병 롯데관광 회장,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 등 친인척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신 회장은 주 4회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 참석과 재판준비 등으로 제사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또 신 전 부회장과 불편한 관계 때문에 불참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형제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에 쉽게 형제간 화해가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신 회장이 제사에 참석해 신 전 부회장과 화해의 의사를 전한다면 길었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