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치매,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에서 비정상 단백질이 형성, 응집되는 새로운 경로를 알아냈다.
김윤기 고려대 교수팀은 세포 내에서 비정상 단백질이 단백질번역 개시인자 일종인 'CTIF' 단백질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CTIF 단백질이 비정상 단백질을 특정 응집소(애그리좀)에 수송하는 데 관여한 현상도 발견했다.

인체는 새로운 단백질을 끊임없이 생성한다. 이때 비정상 단백질도 만들어진다. 보통 비정상 단백질은 자가 포식돼 사라지지만 쌓이면 질환을 유발한다. 비정상 단백질 처리 경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연구팀에 따르면 CTIF 단백질은 퇴행성 뇌질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응집체에 존재한다. 비정상 단백질이 모인 애그리좀에도 존재한다. CTIF가 없을 때는 비정상 단백질이 축적되지 않았다. 이는 CTIF 단백질이 비정상 단백질을 조절한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결과 CTIF 단백질은 기존에 알려진 '디낵틴1' 'eEF1A1'과 상호작용해 복합체를 형성한다. 이 복합체는 비정상 단백질을 인식해 애그리좀으로 수송한다.

파킨슨병 환자 뇌 조직을 확인한 결과 CTIF가 뇌세포 응집체에 축적됐다. 파킨슨병의 특정 물질(알파시누클레인)과 같은 위치에 있었다. CTIF 복합체가 비정상 단백질을 선택 인식하고, 애그리좀으로 수송했다는 의미다.
김윤기 교수는 “이 연구는 CTIF 단백질을 통한 비정상 단백질의 응집 형성 조절을 규명한 최초의 보고”라면서 “치매,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