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장 반토막 현대차, 현지 임금삭감·타깃형 모델 등 자구책 가동

현대차가 2002년 중국 시장 진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판매량은 급감했고, 재고 물량이 늘면서 공장은 임시 휴무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현지 인력 임금 삭감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중국 현지 부품가격 구조와 시장 전략을 바꾸는 한편 타깃형 라인업을 보강하는 등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19일 중국 충칭시 관계자들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충칭공장 생산기념식 참석했다. (장시용 베이징기차 총경리(왼쪽부터), 천뤼핑 충칭시 부시장 겸 량장신구 주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장궈칭 충칭 시장, 쉬허이 베이징기차 동사장 등.)
지난달 19일 중국 충칭시 관계자들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충칭공장 생산기념식 참석했다. (장시용 베이징기차 총경리(왼쪽부터), 천뤼핑 충칭시 부시장 겸 량장신구 주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장궈칭 충칭 시장, 쉬허이 베이징기차 동사장 등.)

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베이징모터스와 현대차(지분 50%)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8% 줄어든 36만119대에 그쳤다. 2014년 연간 판매량 112만대로 중국 시장 점유율 5위까지 오르면서 2015년(106만대)·2016년(114만대) 연속 세 자릿수 판매 실적은 지켰지만 올해 목표 달성은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판매 순위에서 베이징현대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상반기는 판매량 51만대로 6위를 지켰다.

베이징모터스그룹 관계자는 “베이징현대가 판매량 급감으로 예전처럼 공장을 가동할 수 없어 임금 인하까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대차가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 반등을 위해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중국 내 부품협력사에 경쟁사 공급 확대를 독려하면서 협력사 경영 안정화를 돕고 있다. 또 지난달부터 150여명으로 구성된 '중국 시장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위기 극복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내 영업망 확대와 현지 전략형 라인업도 보강하기로 했다. 이달 말부터 본격 가동하는 충칭 공장을 스포츠유틸리티(SUV) 등 신규 세그먼트 차종의 전략 기지로 삼고 중·서부 등 내륙지역 공략에 집중한다. 베이징·링둥 공장은 ix25·투싼·쏘나타, 랑둥 및 밍투와 창저우 공장은 '위에나' 등 경제성 높은 준준형 SUV를 핵심으로 각각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로 했다.

매년 3~4종의 신차를 출시해 현재 총 12개 차종 라인업을 2020년에 14개 차종으로 확대한다. 특히 SUV 성장세를 고려해 현재 4종인 SUV를 7종(MPV 포함)으로 대폭 확충하고, 내년 상반기에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6종의 친환경차를 중국 전역에 판매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충칭 공장 완공을 계기로 베이징 지역 중심에서 취약한 중서부 지역까지 공략할 전지 기지가 확보됐다”면서 “내륙 지역 판매망 확대와 다양한 중국 현지 전략형 신차 투입으로 빠른 반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