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잇따른 토론회와 강연으로 탈원전 정책 여론전에 나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탈원전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강조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법, 절차 문제점과 전력안보 등을 집중 거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탈원전 정책토론회:탈원전 정책의 전망 및 해외 동향'이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주최했다. 한 달 새 5번째 탈원전 토론회다.
김경수 의원은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처럼 수요가 부풀려져 원전 10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자성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전력진흥론자가 일부 언론을 등에 업고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좌장을 맡은 김익중 동국대 교수도 “아시아에서는 탈원전하는 대만과 대한민국이 제대로 민주주의하는 나라”라며 “지금껏 대선후보가 당선되면 공약을 밀어붙이기만 했지, 토론을 해본 적 없다”고 정부의 공론화 방침을 지지했다.
같은 시간 국회의원회관 제2회의실에서는 국민의당 탈원전 태스크포스(TF) 주관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공론화의 문제점:대한민국 원전정책의 바람직한 방향' 토론회가 진행됐다.
손금주, 김경진, 김수민, 신용현, 이상돈,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은 물론,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함께 했다.
탈원전 논란 이후 야당의 7번째 토론회다. 국민의당은 처음 열었다. 정부 정책 비난에 적극적이었던 자유한국당에 이어 국민의당도 가세하는 모습이다.
발제를 맡은 채종헌 한국행정연구원 부장은 “경주 중저준위방폐장 입지 사례에서 경험한 것처럼, 숙의와 충분한 토론이 생략된 집단의 의사결정(주민투표에 의한 주민공모제)은 포퓰리즘이라는 오해 내지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며 공론화위원회를 겨냥했다.
채 부장은 “숙의가 배제된 집단 의사결정은 인기투표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사회적 갈등과 반목을 최소화하고자 도입한 공론화 절차가 오히려 사회적 갈등의 시작점이 된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도 “탈원전은 공론화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법적절차에 따라 움직여야지 공론화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탈원전을 언급한 이후 여야가 이날까지 국회에서 개최한 탈원전 토론회와 강연은 모두 12회다. 더불어민주당 5차례, 자유한국당 5차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각 1차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9일과 24일 2차례 추가 토론회를 연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 최호 산업정책부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