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노후화로 외면받던 소형차…'클리오·프라이드'로 부활 시동

국내 소형차 시장이 해마다 크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르노삼성자동차 클리오, 기아자동차 신형 프라이드가 하반기 출격을 앞뒀다. 강화된 상품성 무기로 내세운 두 신차가 소형차 시장을 부활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현대차 엑센트, 기아차 프라이드, 한국지엠 아베오 등 소형차 3개 차종의 누적 판매 대수는 5528대에 그쳤다. 전체 승용차 시장의 소형차 점유율도 처음으로 1%대 아래인 0.9%에 머물렀다.

2017 서울모터쇼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된 소형 해치백 '르노 클리오'.
2017 서울모터쇼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된 소형 해치백 '르노 클리오'.

소형차가 외면받고 있는 것은 현재 시판 중인 소형차 대다수가 출시 4~5년이 지나면서 모델 노후화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소형 세단이나 해치백 대신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소형 SUV 신차 개발에 집중하면서 소형차 출시 일정을 뒤로 미뤘다.

9월부터는 경쟁력을 높인 새로운 소형차들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르노삼성차는 9월경 새로운 해치백 모델 클리오를 선보인다. 르노 터키공장에서 수입해 판매되는 클리오는 QM3, 트위지에 이어 해외에서 생산되는 르노삼성차의 세 번째 OEM 모델이다.

1990년 처음 출시된 클리오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까지 1300만대 이상 판매된 르노의 베스트셀링 해치백이다. 국내에 판매될 클리오는 4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클리오는 프리미엄 소형차를 지향한다.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 C자형 주간주행등, 3D 타입 LED 리어램프, 글래스 루프 등 다양한 첨단 사양을 탑재해 '소형차의 고급화'에 공을 들였다.

파워트레인은 1.5리터 dCi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90마력, 최대토크는 22.4kg·m이며, 연비는 리터당 17km 정도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는 클리오의 공격적인 가격 책정을 위해 본사와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오의 기본형 가격이 2000만원을 넘게 되면 사실상 소형 SUV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클리오의 올해 판매 목표는 5000대이다.

기아차가 지난해 유럽 시장에 먼저 선보인 소형 해치백 '신형 프라이드'.
기아차가 지난해 유럽 시장에 먼저 선보인 소형 해치백 '신형 프라이드'.

기아차도 지난해 유럽 등 해외 시장에 먼저 선보였던 신형 프라이드를 내놓고 하반기 소형차 시장 부활을 노린다. 2011년 3세대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4세대 신형 프라이드는 디자인 변경과 파워트레인 개선을 거친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기아차는 신형 프라이드의 핵심으로 자동차 본질인 기본기 강화를 내세운다. 신형 프라이드는 기존 모델보다 차체를 키워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실내는 인체 공학에 기반을 둔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를 적용해 버튼 수를 줄이는 등 간결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신형 프라이드는 1.6리터 감마 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16.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차체는 일반 강판보다 무게가 10% 이상 가볍지만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AHSS) 비율을 기존 33%에서 51%로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시판 중인 소형차들이 모델 노후화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아 왔다”며 “하반기부터는 클리오와 신형 프라이드가 신차효과를 앞세워 소형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