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박지희 렌딧 마케팅 총괄 'P2P금융시장의 제이커브 만든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 마케팅을 총괄했던 박지희 부사장이 P2P금융기업 렌딧 마케팅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배달앱과 금융,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 같지만, 그는 '커머스(플랫폼)'라는 공통점을 찾아냈다.

박지희 렌딧 마케팅 총괄
박지희 렌딧 마케팅 총괄

박 총괄은 이전에도 호텔과 배달 앱이라는 서로 다른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쓴 바 있다. 2012년 요기요 창립멤버로 합류하기 전까지 그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스 그룹(IHG)에서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온라인 마케팅을 총괄했다.

박 총괄은 “배달 앱에 처음 합류했을 때도 시장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며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경험을 다시 한 번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총괄은 P2P금융이 경쟁자가 많은 치열한 시장인데다 규제가 늘어나는 점이 배달 앱 시장 초기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2012년 배달 앱 시장은 100여개가 난립할 정도였다. 현재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 3곳으로 압축됐다. 박 총괄은 P2P금융시장에서도 '제이(J)커브'의 성장곡선을 그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 자체가 바뀌는 것보다 금리절벽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 금융시장 불합리요소를 해소하겠다는 렌딧의 비전이 마음을 움직였다”고 이직 배경을 설명했다.

틈새시장으로 불리는 중금리 대출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4~6등급 대출자가 저축은행이나 카드론 등 고금리를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하는 문제에 공감했다.

박 총괄은 투자자와 대출자 분석부터 시작했다. 그 결과 투자자와 대출자 생각이 명확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투자자는 일반적인 상거래 고객 라이프스타일과 비슷했다. 정보탐색기간이 긴 고관여상품 소비자 특성을 보였다. 자동차, 카메라, 가전제품을 고르듯이 투자 상품을 골랐다.

박지희 렌딧 마케팅 총괄
박지희 렌딧 마케팅 총괄

반면 대출자는 가격이 싸면 움직이는 저관여상품 소비자와 유사했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금리가 낮은 곳으로 움직인다. 플랫폼도 쉽게 갈아탔다.

박 총괄은 “투자자와 대출자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마케팅 '모드전환'이 빠르고 정확해야 한다고 느꼈다”면서 “어렵지만, P2P금융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적이고 잠재력이 큰 시장이란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박 총괄은 고객 중심 마케팅의 방향성과 전략도 분명하게 밝혔다. 특히 데이터분석으로 개인신용대출에 주력하는 렌딧은 박 총괄이 자신의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그는 고객의 삶을 구체적 시나리오로 상상하고 검증하는 '페르소나'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상상력이라는 감성과 집요한 검증의 과학이 어우러진 마케팅 방법이다.

박 총괄은 “카카오뱅크가 등장하면서 금융서비스 문턱은 낮아졌지만, 낮은 금리 혜택을 보는 사람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금융 혁신을 기회로 삼아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렌딧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