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새 이민법을 두고 미국 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는 새 이민법이 '영어 못하는 이민자의 입국을 막겠다'는 것인지를 놓고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과 기자들 사이 설전이 오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입법을 추진 중인 새 이민정책은 성과시스템이 특징이다. 합법 이민자라도 미국에 들어오려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을 보유하거나 영어 구사에 능통해야 가산점을 주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내 주요 인사의 '이민 이력'을 추적했다. 독일계 이민자 후손인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트럼프의 조부인 프리드리히 트럼프는 1885년 독일 칼슈타트에서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트럼프 집안에 관한 책을 쓴 그웬다 블레어는 프리드리히 트럼프의 이민기록과 인구조사(센서스) 자료에는 언어 구사 여부를 묻는 문항에 '없다'는 답이 기재돼 있다고 증언했다.
이는 16세에 미국으로 온 것으로 알려진 조부가 미국에 올 당시만 해도 영어를 구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는 뉴욕에서 영어를 배운 뒤 웨스트코스트로 가서 식당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들고 나온 새 이민법이 그때 적용됐더라면 특별한 기술도 없고 영어도 구사 못 하는 트럼프 조부의 입국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모친 메리 맥러드도 스코틀랜드 이민자 출신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맥러드가 18세에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스코틀랜드 겔틱어 밖에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외에도 트럼프 행정부 참모 중에도 이민자 출신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