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업체, 여름철 성수기에도 정부 눈치만 보며 '납작'

프랜차이즈 업계가 여름철 성수기를 맞았지만 '갑질'과 '비리' 온상으로 여겨지며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름 성수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던 과거 행보와 달리 정부 눈치 보기에 급급해 몸을 잔뜩 움츠린 상황이다.

프랜차이즈업체, 여름철 성수기에도 정부 눈치만 보며 '납작'

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 업계를 정조준하면서 50개 업체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이고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발표 등 규제 강화 움직임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 관계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지금은 상황을 살피며 튀지 않게 바짝 몸을 낮추고 있는 것이 최선”이라며 하소연 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10월 중순 까지 프랜차이즈협회가 자구안을 마련할 시간을 주겠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식자재 등 필수 물품의 원가, 가맹점 유통 마진(이익) 등의 조사는 중단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는 정부 정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원가와 마진 공개는 '영업 기밀 침해'라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업계의 계속된 반발에 김 위원장은 “공권력에 도전한다면 그 것 만큼은 용인하지 않겠다”며 “새 정부의 경제 개혁 의지에 도전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하기까지 이르렀다.

가격 인상과 오너 성추행 논란을 일으킨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와 치즈 통행세 논란을 가져온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는 물론 제과·제빵, 외식, 레저 등 분야를 막론하고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이다.

업계는 답답한 상황이다. 공정위 행보에 발맞추기 위해 프랜차이즈 업계 문제점으로 지적된 아이돌과 톱스타를 활용한 광고를 중단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축소하자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인하 정책으로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업체와 논란에서 다소 벗어난 업체들은 상대적 반사이익으로 매출이 오르거나 평년 수준을 유지한 곳도 있지만 대다수 업체들이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8월은 여름휴가와 방학이 맞물려 매출이 가장 높은 시기지만 최근 논란으로 인해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며 “본사는 물론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들은 계속해서 가맹점과 상생하기 위한 방안들과 사회공헌 내용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눈치에 마지못해 보여주기식 상생방안을 발표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정비와 규제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구조가 재정립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발생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가 필요하지만 지나친 규제는 산업 전체를 축소시킬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법 행위는 마땅히 처벌해야 하지만 프랜차이즈 산업 자체를 위축시키는 것은 문제”라면서 “이번 위기를 바탕으로 한 단계 성숙된 프랜차이즈 문화를 정착시켜서 본사와 가맹점주가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