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유명 축구 대표팀 주장인 마수드 쇼자에이가 이스라엘의 프로축구팀과 경기에 나갔다가 대표 자격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적성국'으로 규정하고 모든 분야에서 접촉을 금지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이란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쇼자에이는 4일 밤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소속팀인 그리스 파니오니오스FC와 이스라엘 마카비 텔아비브와의 그리스 아테네 홈경기에 출전했다. 이란 국가대표에 종종 이름을 올리는 같은 팀의 에흐산 하지 사피도 주전으로 뛰었다.
이들 두 선수는 3일 홈경기에서 팀의 요구에 따라 이스라엘과 경기에 출전했다. 두 선수 모두 주요 선수여서 이미 불참한 원정 경기에 이어 두 번 다 출전 명단에서 빠지기 어려웠다.
이에 이스라엘 외무부는 4일 트위터에 “이스라엘 선수와 경기를 하지 못하는 (이란의) 금기를 깬 두 축구선수를 높이 평가한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시작됐다.
이란축구협회는 5일 “두 선수는 팀의 압박에도 점령된 팔레스타인(이스라엘)에서 열린 원정 경기 출전은 거부했다. 홈경기 출전 역시 거부했어야 한다”면서 “출전 경위를 전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체육·청소년부도 “이란은 불법적 정권인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관련 자료를 수집해 검토한 뒤 두 선수에 대해 적절하게 징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란은 친미 국가인 이스라엘과 스포츠 경기는 물론 모든 분야에서 접촉을 금지한다. 자의가 아니더라도 이스라엘인과 접촉하면 엄중한 처벌을 받는다.
현지 언론에선 두 선수가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하거나 이란으로 귀국해도 아예 축구선수로 활동하지 못하는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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