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에 위안화 연일 '강세'…'7위안' 가능성↓

달러 가치가 끝없이 떨어지는 가운데 반사이익으로 중국 위안화는 안정적인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들어 고시 위안화 가치부터 역내·역외시장 위안화 가치까지 모두 10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달러 '약세'에 위안화 연일 '강세'…'7위안' 가능성↓

위안화 절하 압력에서 벗어난 중국 당국은 역내시장 위안화 변동 폭을 기존 2%에서 3%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가 고시하는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은 4일(이하 한국시간) 달러당 6.7132위안으로 내렸다.

기준환율은 올 1월까지만 하더라도 달러당 6.9520위안을 기록했지만 8개월 만에 6.6위안대에 가까이 다가섰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3% 이상 하락한 셈이다. 이에 따라 고시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11일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위안화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올랐다는 의미다.

역내시장과 역외시장에서도 위안화 가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지난 1일 장중 달러당 6.7158위안까지 내렸다. 기준환율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내 위안화 가치는 7월 둘째 주부터 8월 첫째 주까지 주간 기준으로 4주 연속 상승했다. 최근 2년 동안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4주 이상 연속으로 상승한 것은 지금까지 4번 밖에 없었다. 홍콩에서 거래되는 역외 위안화 환율도 같은 날 장중 달러당 6.7163위안을 기록해 10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위안화가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달러 약세 덕분이다. 최근 미국 안팎에서 악재가 겹치면서 달러 가치가 미끄러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이 꼬리를 물고 점점 커지면서 다른 정치 이슈를 모두 집어삼킨 데다가 러시아와 북한, 중국 등과의 대외관계도 평탄치 않다.

이 영향으로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표시한 달러지수(DXY)는 이달 초 지난해 5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 경제지표가 줄줄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위안화에 호재가 됐다. 우선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중국 달러화 기준 수출액도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미국과의 무역수지 흑자액도 지난 6월 254억달러로 집계돼 1년 반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차이신이 집계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까지 51.1로 두 달째 경기 확장세를 보였다.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이후로 경착륙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최근 경제지표 호조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고 있는 셈이다.

위안화 트레이더들과 투자은행(IB)은 달러당 7위안 전망을 모두 거둬들이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일주일 동안 최소 14명의 트레이더가 위안화 가치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 위안화 전망 중간 값 역시 달러당 6.90위안으로 올해 초보다 위안화 가치를 3.6% 높게 잡았다.

5일 블룸버그가 54개 투자은행(IB) 역내 위안화 환율전망을 집계한 결과 올해 4분기 전망 중간값은 6.88위안이었다. 심지어 2018∼2021년까지 단 한 차례도 7위안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불과 7개월 전인 올해 1월 전망과는 상반된 것이다. 당시 1분기 위안화 환율 전망치 중간 값은 달러당 7.00위안이었으며, 올해 4분기에는 7.15위안이었다. 2019년에 7.43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4분기 역외 위안화 환율전망 중간 값도 지난 1월에는 7.10위안이었지만 현재는 6.90위안으로 내렸다.

한편 인민은행은 위안화 거래 변동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이 역내 위안화 거래 변동범위를 기준 환율 아래위 3%포인트로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확대 시점은 올가을 19차 당 대회 이후가 될 전망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