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팀, '갑절 성능' 세포 칼슘 센서 개발

국내 연구진이 탐지 능력을 두 배 향상시킨 세포 내 칼슘 농도 측정기(센서)를 개발했다. 당뇨, 심장병 같은 노인성 질환을 조기 진단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은 정상훈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박사팀이 김태진 부산대 교수팀과 협력해 세포 소포체 내 칼슘 농도 변화를 측정하는 형광공명에너지전이(FRET) 기반 센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빛에 민감한 두 형광물질 사이의 에너지 전이 현상을 이용했다. 기존 형광염색 측정법의 단점을 극복했다. 센서 감지부인 단백질 펩타이드 구조를 바꿨다. 세포 내 측정 방해 요소를 피하도록 했다. 탐지 효율이 갑절 이상 향상됐다.

연구팀은 센서를 세포에 주입해 실험했다. 세포에 칼슘농도를 떨어뜨리는 아데노신삼인산(ATP)을 처리하고 변화를 관찰했다. 소포체 내 칼슘 농도 변화가 형광 신호로 탐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칼슘센서가 주입된 세포의 소포체 칼슘 농도 변화 측정. 붉은 부분일수록 고농도. 아데노신삼인산(ATP) 처리시 농도 감소.
칼슘센서가 주입된 세포의 소포체 칼슘 농도 변화 측정. 붉은 부분일수록 고농도. 아데노신삼인산(ATP) 처리시 농도 감소.

소포체는 세포 내 주요 소기관으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등 세포 기능 조절의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칼슘의 저장고로도 알려졌다. 노화에 의한 세포 사멸에도 관여한다. 당뇨병, 심장질환, 난치성 신경질환 등 노인성 질환에서 소포체 칼슘 감소가 보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인성 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정상훈 KIST 박사
정상훈 KIST 박사

정상훈 KIST 박사는 “다양한 질환에서의 세포 소포체 내 칼슘 역할, 상효작용 이해를 위한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면서 “노인성 질환 조기진단, 천연물·약물 개발 과정에 필요한 생리활성 기전·효능 검증에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센서스앤액츄에이터스 비-케미칼'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은 KIST 기관고유사업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