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韓경제 '휘청'…“추경 효과 높이고 기업 투자환경 개선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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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부터 이어졌던 경기 회복세가 최근 들어 주춤하다.

수출을 제외한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악화해 '경기 회복세가 꺾였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회복세를 지속해 정부가 제시한 3%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 극대화, 기업 투자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6월 이후 경기 회복세 둔화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계속 늘었지만, 생산·투자·소비 등 나머지 경제지표는 개선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6월 광공업 생산은 마이너스 전환(전월비 〃0.2%)했고, 건설기성(해당 월에 실행된 건설투자)은 전월보다 2.4% 줄었다. 6월 소비는 전년동월대비 1.0% 증가에 그쳐 전월(+1.5%)보다 증가폭이 축소했다. 7월 소비(속보치)는 백화점·할인점 매출액 증가율 축소, 방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폭 확대가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투자가 부진해 경기 회복세가 꺾인 상태”라며 “추경 효과와 혼재돼 우리 경제는 크게 올라가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작년 4분기 이후의 경기 개선 추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산업생산 개선세가 둔화됐고, 건설투자는 최근의 호조세가 조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도 반도체·선박을 제외하면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도 이날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하며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견고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며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 3%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3% 성장이 “무난하다”는 입장이지만 국내외 주요 기관과 한국은행, KDI 등은 대부분 2%대를 전망했다.

KDI 관계자는 “추경이 예정대로 집행돼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특이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3% 달성도 가능하겠지만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3%는 결코 쉬운 숫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려면 정부가 추경 집행 속도·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기업 투자 환경 개선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사업 불확실성을 낮추고, 규제개혁·구조조정 등에 속도를 내 기업의 활발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성태윤 교수는 “정부는 추경을 빨리 집행하는 한편 기업이 '투자 하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임금, 전기요금, 에너지 수급 등과 관련 불확실성과 불안함을 없애 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