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로 늦은 밤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주를 즐기는 이른바 '편맥족'이 늘면서 관련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편의점과 식품 업체는 이색 안주류를 잇달아 내놓으며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맥주 수요가 급증하는 7월 안주류 상품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8% 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28.7% 증가했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무더위에 잠을 설친 고객들이 인근 편의점에서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찾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테고리별로 살펴보면 CU의 전체 안주류 매출 가운데 냉장안주 비중은 2015년 55.5%에서 2016년 56.9%로 소폭 신장했다. 올해는 61.9%로 훌쩍 뛰었다. 마른안주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맞춰 편의점 업체들도 혼술족·홈술족을 위한 1인용 계란말이, 고등어구이, 해물볶음 등 가성비 높은 상품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CU가 지난 6월 출시한 '숯불연어구이'는 편의점에서 안주로 판매한 적 없는 낯선 메뉴임에도 출시 일주일 만에 매출이 40% 뛰었다. CU는 안주에 대한 고객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냉장안주 강화에 지속 나설 계획이다.
GS25 역시 철판구이오징어, 볶음땅콩, 매콤쫀득황태 등 맥주와 함께 즐기기 좋은 이색 안주로 편맥족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1~5월) GS25에서 맥주와 안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4%, 23.2% 늘어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미니스톱도 무더운 여름밤 편의점에서 시원한 맥주를 즐기려는 소비자를 위해 지난 4일 '커리콘 치킨'을 출시했다. 미니스톱은 혼술·홈술을 즐기는 고객에게 소포장 맞춤 안주를 담은 안주 시리즈 '미니포차'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년 전부터 '비비고 왕교자'를 앞세워 여름철 맥주 안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왕교자 만두와 맥주를 합친 '왕맥' 마케팅으로 지난해 여름철(5~8월) 월 평균 매출 90억원을 달성했다. 만두가 젊은 홈술족 사이에서 새로운 안주로 주목받으며 계절성 비수기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대상 청정원은 지난해 하반기에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실내포장마차 안주 스타일을 지향하는 브랜드 '안주야(夜)'를 출범시키는 한편 '무뼈닭발' '매운껍데기' '불막창' 등 안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맥주 애호가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온 샘표 '질러'는 한입포크, 견과 스낵 등 카테고리를 넓히며 홈맥족의 입맛을 끌어당기고 있다. 샘표는 새로운 육포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돼지고기, 치즈, 너츠를 활용한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오뚜기도 지난 6월 간편 안주 브랜드 '낭만포차'에서 술안주나 야식으로 즐기기에 좋은 냉동 안주류를 출시했다. 냉동피자도 '피맥(피자와 맥주)' 열풍과 함께 맥주 안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편하게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간편 안주도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오징어나 땅콩 같은 마른안줏거리가 홈술족의 주된 안주였다면 이제는 소비자 취향이 더욱 세분화되면서 간편 안주도 다양화〃고급화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