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세수가 작년보다 12조3000억원 더 걷히며 '세수 풍년'이 계속됐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대대적 지출 구조조정을 선언하며 각 부처는 내년 주요사업 예산 삭감 우려에 속이 타고 있다.
10일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세수입은 총 137조9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2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세수 호황이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됐다.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은 242조6000억원으로 2015년보다 24조7000억원, 정부 계획보다는 9조8000억원 더 걷혔다.
올해 상반기 일반회계(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는 작년보다 12조3000억원, 특별회계는 100억원 증가했다. 법인세는 작년보다 5조1000억원 더 걷혔다. 소득세, 부가가치세는 각각 2조4000억원씩 증가했다.
계속된 세수 호황으로 재정 여건이 개선됐지만 정부 각 부처는 내년 주요사업 예산 삭감을 우려하고 있다. 기재부가 주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대규모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5년간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총 178조원 중 95조원은 '세출절감', 나머지 83조원은 '세입확충'으로 충당한다는 목표다. 세수 확대보다는 지출 구조조정에 무게를 뒀다. 저성과·중복·불요불급 사업을 그만큼 많이 탈락시키겠다는 의미다.
최근 김동연 부총리가 내년 지출 구조조정 규모를 종전 9조원에서 11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히며 각 부처는 내년 사업 예산 확보가 '발등의 불'이 됐다.
예산 삭감이 가장 우려되는 분야는 사회간접자본(SOC), 연구개발(R&D) 등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SOC·산업·R&D에서 7% 이상, 복지·교육에서 5% 이상, 일반행정에서 3% 이상 재정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는 다음 주 정부 예산안 편성을 사실상 마무리할 계획이다. 각 부처는 “거의 모든 부처가 구조조정의 아픔을 함께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김 부총리 발언에 공감하면서도 지출 구조조정 방침 때문에 중요 사업마저 예산이 삭감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앙부처 한 관계자는 “내년 예산이 많이 깎일까 다들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라며 “국정과제와 크게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중요한 사업마저 예산을 삭감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