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협회, “기아차 통상임금 부담은 생산거점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우리나라 5개사 완성차 단체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 판결을 앞두고 통상임금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로 생산거점 해외이전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새로운 통상임금 개념정의가 기업에 일방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입장이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차아 본사.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차아 본사.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0일 '통상임금 사안에 대한 입장'을 통해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해 결정된 과거·현행 임금체계, 임금총액은 그대로 인정돼야 하고, 통상임금에 관한 새로운 판결내용은 기업의 건전한 임금지불능력을 고려한 새로운 임금체계는 노사합의가 이뤄질 때부터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는 건 지난 30년 동안 노사합의와 사회적 관례, 정부지침에 따라 인정돼 왔고, 1988년부터 노동부 행정지침은 매달 지급하지 않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이번 소송에서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달라는 기아차 노조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호소했다.

협회 측은 “기아차가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약 3조원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으로 예상치 못한 경영위기를 맞게 되고, 지금도 버티기 힘든 과중한 인건비 부담 탓에 경쟁력이 뒤쳐진 상황에서 추가 인건비 부담은 경영악화를 가중시키는 것”이라며 “기업은 국내생산을 줄이고 인건비 부담이 낮은 해외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결국 국내 자동차생산 37%를 차지하는 기아차 경영위기는 1~3차 협력업체로 고스란히 전이될 것이며, 같은 그룹인 현대차에도 위기가 동조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다른 완성차업체에도 인건비 상승을 유발시킬 수밖에 없고, 관련된 법적 쟁송 남발로 업계 전반적으로 경영의 불안정성도 커지기때문에 한국자동차산업이 생태계적 위기를 피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협회 관계자는 “사법부가 그간의 통상임금 사안에 관한 실체적 진실과 통상임금 부담이 가져올 우리나라 자동차기업과 산업 전반의 영향, 우리 기업들이 당면한 위기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생산 규모는 2012∼2015년 동안 45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423만대로 30만대 이상 감소했고, 올해 역시 감소세다. 반면에 미국·독일·일본 등 8대 자동차생산국 중 최근 2년 연속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은 자동차 생산 후발주자인 인도·멕시코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어 글로벌 생산 순위가 작년 인도에 추월당했고 올해는 멕시코에도 밀릴 처지에 놓였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