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마침내 듀얼 카메라를 채택했다. 삼성 스마트폰 카메라의 세대 교체가 시작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출시되는 갤럭시노트8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최초의 듀얼 카메라 탑재다.
갤럭시노트8 듀얼 카메라는 광각과 망원 카메라로 구성됐다. 1200만 화소 듀얼 이미지 픽셀 센서와 1300만 화소 센서가 각각 사용됐다.
광각과 망원 모두 손떨림방지(OIS) 기술이 적용됐으며, 광학 2배 줌 지원 등이 특징이다.
듀얼 카메라는 두 대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이다. 광각, 줌 촬영뿐만 아니라 기존 카메라에서 볼 수 없는 거리 인식과 고화질 이미지 합성이 가능해진다.
배경을 흐릿하게 해 인물을 더 돋보이게 하거나 저조도 환경의 촬영 이미지를 합성, 밝은 화질의 사진을 구현하는 식이다. 인위 조작이 아니라 실제 촬영된 이미지에서 원하는 특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고화질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듀얼 카메라 채택에 미적지근했다. 화웨이, 애플보다도 적용 시점이 늦었다. 최초 출시보다 기술적 안정성과 완성도를 갖추는데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전자의 듀얼 카메라 채택은 노트8을 시작으로 전격 확대된다. 삼성전자는 최고 성능의 플래그십 모델에서부터 중급형 이상 제품까지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 4분기 양산 예정인 신제품과 내년 출시 예정인 신형 갤럭시A에도 듀얼 카메라 탑재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 전면에 듀얼 카메라가 등장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예전에는 최첨단 스펙 신제품을 빨리 출시하려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젠 기술 완성도를 최고로 끌어올린 뒤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바뀌었다”면서 “듀얼 카메라 시장이 이젠 본격 개화할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듀얼 카메라는 부품업계 등 후방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듀얼 카메라 모듈은 싱글 카메라보다 단가가 1.5배 이상 높다. 또 갤럭시노트8을 시작으로 향후 중급 스마트폰까지 적용하려면 듀얼 카메라가 그만큼 많이 필요하다. 관련 시장과 산업의 급속 확대가 전망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듀얼 카메라 전략 확대로 부품 업체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상승할 것”이라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저성장 기조인 상황에서도 단가가 높은 고부가 가치 부품 탑재가 증가, 매출이 증가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듀얼 카메라는 기존 화질 중심 카메라 경쟁을 변화시킬 새로운 전환점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신규 분야에서도 새로운 콘텐츠와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