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자동차 충전기 보조금이 개인이 사용하면 160만원, 이웃과 함께 사용하면 최대 550만원까지 지원하는 차등제로 바뀐다.
충전기를 실제 사용 때보다 방치될 때가 많다는 낭비 요소를 줄이기 위해서다. 불특정 다수의 충전 인프라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한정된 보급 예산에 따른 인프라 확대 효과는 물론 전기차 이용 특정인을 위해 전용 주차면을 지원한 차별성 논란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내년 전기차 충전기 보조금을 △기능성 △접근성 △운영성 △전기 공사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
기본형(300만원), 부분개방형(400만원), 완전개방형(500만원)에 따라 일괄 지원한 종전 방식에서 벗어났다.
환경부는 7㎾급 완속충전기(60만원)와 전기 공사비(100만원)를 기본 보조금 형태로 준다. 여기에 충전기 위치 및 상태 정보를 정부·민간 충전사업자에게 제공하면 30만원, 과금 기능(30만원)과 실시간 현장 결제(100만원), 다른 충전사업자 간 사용자 인증 등 호환(50만원) 기능을 장착하면 보조금으로 최대 210만원을 추가 제공한다.
여기에 다시 1주일(7일) 24시간 충전기 개방 등 개방 시간에 따라 6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공공시설물이나 사업자를 위한 추가 지원 기준도 적용한다. 주차요금과 충전요금을 무료 운영하면 각 30만원, 전용주차(충전) 구역 운영이나 현장 관리 인원이 상주할 경우에도 추가 지원금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전기차 충전용 콘센트나 이동용 충전기 보조금도 새로 도입된다. 케이블 형태의 이동형 충전기에 과금 기능을 장착하면 30만원, 전기 콘센트(220V) 역시 과금 기능을 달면 20만원을 추가 보조금으로 각각 지원한다. 이에 따라 충전기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운전자의 충전 인프라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본 지원금은 낮아지지만 여러 개방형 충전 방식을 택하면 최대 550만원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민간 보급 확산에 따라 한정된 예산으로 많은 운전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공유형 모델을 부추기기 위한 새로운 차등제 보조금 정책을 마련했다”면서 “바뀐 충전기 보조금 제도는 이르면 이달 중에 공식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내년도 충전기 보조금와 함께 전기차 보조금 정책도 개선한다. 무분별한 예산 남용을 막고 정부 친환경 정책 효과 제고에 초점을 뒀다. 내년부터는 전기차 주행 거리, 에너지 효율과 배터리 용량 등을 적용해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전기차 1회 충전 후 주행 거리를 겨울·여름철 변화에 따른 기준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무작정 배터리 용량만 키워서 주행 거리를 늘린 전기차는 보조금 전액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충전기를 활용한 민간 기업 주도의 공유형 서비스 사업에도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