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전격 사퇴했다. 임명 직후부터 연구계, 시민사회계, 정치권의 전방위 반발에 직면했고, 나흘 만에 물러났다.
박 본부장은 11일 오후 '사퇴의 글'을 보내 본부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에게 큰 실망과 지속적인 논란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면서 “어렵게 만들어진 과학기술혁신본부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서 과학기술인의 열망을 실현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저의 사퇴가 과학기술계의 화합과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에 정치적 부담을 지운 것에 대한 미안함도 드러냈다.
박 본부장은 “지명 받은 후 4일 동안 본부장이라는 직책명을 제 이름 앞에 감히 사용할 수 없었다”면서 “어려운 상황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저를 본부장으로 지명해주시고 대변인 브리핑으로 또 다시 신뢰를 보여주신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우석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적극 해명했다.
그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이 제 임기 중에 일어났다고 해서 제가 황우석 논문 사기 사건의 주동자나 혹은 적극적 가담자로 표현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그 당시 보좌관이 아니었다. (그 사실을) 잘 아는 실험실 당사자조차도 제가 모시고 간 것으로 쓰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외국의 저명한 줄기세포 연구자들도 모두 감탄할 정도의 연구가 조작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나”면서 “황우석 교수 연구 조작의 모든 책임이 저에게 쏟아지는 것은 저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