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업체가 미국 3대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이하 크라이슬러) 인수에 나섰다. 미-중 무역전쟁에 중에 중국이 미국 대표기업 인수를 노린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 대표단이 미시간 주 크라이슬러 본사를 방문했고, 인수 제안을 건넸다. 하지만 인수조건 문제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의 일방적인 구애만은 아니었다. 크라이슬러 경영진도 중국 자동차 업체를 찾았다. 업계에서는 크라이슬러 경영진이 중국 최대 SUV 제작사인 그레이트월(長城·창청), 둥펑(東風)자동차, 광저우자동차그룹(GAC), 지리(吉利) 자동차를 만났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크라이슬러 대주주 이탈리아 지주회사 '엑소르'는 매각 의사를 지속 표명하고 있다. 세르조 메르키온네 크라이슬러 대표경영자(CEO)도 “비싼 값을 쳐주는 인수 희망자에게 회사 경영권을 넘길 생각이 있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다.
또, 중국 업체가 크라이슬러 대표 브랜드 지프(Jeep)나 램(Ram)과 같은 SUV에 관심을 보이는 점에서 인수 논의는 또 한 번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크라이슬러는 포드, GM과 더불어 미국 3대 자동차업체로 손꼽힌다. 지난 200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중국과 대립 중인 트럼프 정부가 크라이슬러를 중국에 넘겨주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크라이슬러가 속한 디트로이트 공업지역은 정권 정체성과 직결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간 USA투데이는 “미국 납세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전통의 '빅3' 자동차메이커가 중국 자본에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