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밀어 부친 '찾아가는 전기차 충전서비스'가 해외로 확대된다. 세계 최초로 양방향 충·방전 기술을 적용, 배터리 등 추가 장치 없이 전기차가 또 다른 전기차를 충전하는 현대차 독자 모델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이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코나(CONA)'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안정적인 이용 환경을 갖추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찾아가는 긴급 충전서비스'를 미국과 유럽 전기차 시장에 론칭한다. 우선 내장형 V2V(Vehicle-to-Vehicle) 충전기를 장착한 10대 안팎에 전기차를 투입, 현지 시장 검증을 마친 뒤 수요를 확대한다. 이 서비스는 지난 4월 현대차가 국내 10대 차량에 첫 도입한 후 현재 60대까지 확대했다. 최근 롯데렌탈도 자사 렌털·리스 고객용으로 도입했다.
당초 현대차는 서울·제주 등 일부 지역에 10대 안팎의 V2V 충전 서비스 차량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전국 확대를 주문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100대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V2V 충전이 세계 유일의 국산 기술인만큼 전기차 후발 주자인 현대차가 차별화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V2V 충전 서비스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장착한 배터리(용량 28㎾h)의 전기를 시간 당 6.6㎾ 방전해 다른 전기차에 충전을 돕는다. 지금까지는 차량에 별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 시스템을 장착해 긴급 충전했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차량 자체 전력만으로 다른 차량 충전이 가능하다. 1회 이용 시 전기차 고객은 최대 44㎞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량을 지원 받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현대차만의 혁신적인 고객 케어 프로그램이자, 방전으로 인한 고객 불편함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 서비스는 유럽과 미국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V2V 서비스 이외 차량용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서비스 질도 높인다. 현대차는 사고와 위급 상황 대응 서비스인 '블루링크 세이프티(Safety)'와 긴급 충전 서비스를 연동시켜서 전기차 배터리 방전 등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긴급 체계를 구축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