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과기 거버넌스 '정점' 자문회의 재편 스타트

문재인 정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재편 수순에 들어갔다. 사람, 기능, 체계가 모두 바뀐다. 기존 자문 기능을 넘어 범 정부 혁신 정책, 주요 연구개발(R&D) 투자의 심의·의결 기능까지 수행한다. 국가 과학기술 거버넌스 정점에 설 자문회의 구성에 과학계 이목이 쏠린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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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관가와 과학계에 따르면 제15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과 위원 대부분이 최근 사표를 제출하거나 사의를 표명했다. 정부는 제16기 자문회의 위원 추천, 검증 등 인선 작업에 돌입한다.

자문회의는 헌법 제127조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법에 따라 설치된 대통령 자문기구다.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과학기술 분야 중장기 정책 방향을 설정한다. 정부는 지원단과 전문위원단을 구성해 자문회의 활동을 뒷받침한다.

지난 정부 자문회의 멤버가 일찌감치 자리를 내주며 새 출발선에 선다. 문재인 정부는 자문회의 역할, 기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어서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기존 국가과학기술심의회, 과학기술전략회의 기능을 자문회의로 흡수하는 게 골자다.

국가과학기술심의회(국과심)는 과학기술 기본계획을 비롯한 주요 정책을 수립, 조정, 의결했다. 주요 R&D 사업의 예산 투자 심의, 의결도 담당했다.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구기관(출연연) 육성, 발전 방안도 수립한다.

과학기술전략회의는 박근혜 정부 시절 설립된 대통령 소속 회의체다. 부처 간 쟁점 현안을 중점 심의한다. 효율적인 정책 대응을 위해 설립됐으나 '옥상옥'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앞으로는 이들 기능을 모두 합쳐 자문회의 속에 둔다. 자문회의 위원 교체는 이 같은 재편의 출발점이다.

자문회의 분과 체계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현재 자문회의는 과학기술기반, 미래전략, 창조경제 3개 분과를 뒀다. 자문회의 분과는 간사(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와 위원 간 협의로 설치한다. 국정과제가 새로 설정됐고 자문회의 자체도 재편되기 때문에 분과 변화도 자연스런 수순이다.

관건은 법 개정이다. 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법에는 심의, 의결 기능이 없다. 국과심과 전략회의 기능을 가져 오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아직 정식 법안은 발의되지 않았다. 정부는 8월 임식구회 내 법 개정이 어렵다면 선 출범, 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자문회의 위원 인선 착수부터 실제 임명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법 개정 작업에 큰 무리는 없다. 15기 위원의 공식 임기가 올 연말까지여서 교체 시점도 맞다. 위원 수는 현행 30명 선에서 큰 폭 변화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자문회의 세부 분과는 국정 현안에 맞춰 부의장, 간사, 위원 간 합의로 설치되기 때문에 인선이 어느 정도 이뤄져야 윤곽이 나올 것”이라면서 “위원 추천과 검증까지 인선 작업에는 3개월 내외가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