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금융회사의 변화는 우리보다 빨랐다. 금융회사 수수료율이 우리보다 높은 미국은 효율화 측면에서 변화에 대응했다.
그 결과 대형사는 일찌감치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자리 잡았고, 1990년대부터 소규모 온라인 금융회사가 다양하게 등장했다. 2000년대 들어 수수료율 인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수수료가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비대면 온라인 채널이 늘자 금융회사는 아예 전략을 수정했다. 단순히 수수료 인하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핀테크 투자는 물론 비전과 정체성을 새로 만들었다.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이다. 1000만달러 이상 부유층과 기업 대상 금융 회사로 인식되던 골드만삭스는 온라인 채널 비중을 높였고, 이에 따라 회사 체질을 바꿨다.
2015년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정보기술(IT) 회사”라고 천명하며 대혁신을 주문했다. 단순히 IT 자동화 기술 강화에 그치지 않았다.
최근에는 아예 '월스트리트의 구글이 되겠다'며 금융 플랫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재배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3분의 1 수준인 9000명을 웃도는 직원을 IT·엔지니어로 채웠다.
은행 분야에서는 인터넷은행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은행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에서도 은행 지점 폐쇄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초저금리 영향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모바일뱅킹 성장이 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지점에서 PC,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서비스 공간이 전이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영국 등에서 이런 추세에 힘입어 모바일 전업 은행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그 가운데 주목받는 은행이 있다. 아톰뱅크다. 아톰뱅크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은 '보석함'이라는 별칭을 듣고 있다. 로그인 시 얼굴과 목소리로 본인 인증을 하고,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 고객 서비스를 한다. 고객 취향에 맞게 콘텐츠를 선택, 자신의 기호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일례로 자신의 꿈이나 목표, 매일 해야 할 일을 앱을 통해 확인하고 수행할 수 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체크하는 버튼과 소셜미디어 버튼, 코멘트 피드백 버튼도 있다.
세계 일주 여행을 가고 싶다든지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면 아톰뱅크 내에서 비용과 시기 등을 설정한다. 이후 앱에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매월 이자와 적립 수치 등을 보여 주고, 저축 계획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