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ESS 실적 급성장... 신재생에너지 효과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확대되고 탈원전 정책이 속도를 내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ESS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1, 2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ESS는 야구에서 짝을 이루는 투수와 포수에 비유된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의 변동 폭이 매우 크기 때문에 비중이 늘어날수록 기존 전력망에 부담을 높인다.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시간에 전력을 저장했다가 사용량이 많을 때 꺼내 쓰는 전력용 ESS 수요가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각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ESS 연계 태양광 발전에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부여하는 촉진책으로 큰 폭의 성장이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각국 정부 포트폴리오를 종합해봤을 때 향후 2025년까지 원전과 화력발전 71GWh 가 폐지되고 신재생 발전 145GWh와 ESS 45GWh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5년까지 신재생 발전 33GWh와 ESS 11GWh 규모의 설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도 ESS 확산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2010년 kWh당 1000달러였던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은 현재 평균 200~25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ESS 시장은 지난해 2.3GWh에서 2020년 14.8GWh로 연평균 60%가량 급성장 할 것으로 전망된다.

ESS 수요가 늘면서 세계 최대 ESS용 배터리 공급 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도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LG화학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 (사진=LG화학)
LG화학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 (사진=LG화학)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2700억원이었던 ESS 배터리 매출이 올해는 연간 5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작년 대비 8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ESS 사업에서 흑자를 기록한 이후 올해 연간으로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삼성SDI의 올해 연간 ESS 매출액은 2600억원 수준이다.

ESS 배터리는 전기차용 배터리 적자를 상쇄하면서 중대형 배터리 부문 적자를 축소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신모델 출시 1~2년 전부터 연구개발 비용이 발생해 매출과 함께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인 반면에 ESS는 비즈니스 사이클이 6개월~1년 정도로 짧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수주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이케아의 가정용 ESS 솔루션인 '솔라 파워 포털'에 LG화학의 3.3~6.6kWh의 리튬이온배터리가 사용되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삼성SDI는 지난 2월 세계 최대 ESS 업체인 미국 AES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전력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해 240MWh ESS 배터리를 공급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관계자는 “최근 신재생 발전 증가와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지역을 중심으로 ES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효율이 기존 발전 대비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ESS를 도입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