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 의료기기 업체가 2조원 보톡스 시장인 미국 진출을 가속화한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각각 미국 파트너사인 엘러간과 알페온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신청을 접수했다. 일명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미간 주름 개선 등 미용성형 시술과 치료에 쓰이는 바이오의약품이다.
대웅제약은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미국에 보톡스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3상을 완료하고 글로벌 진출에 나섰다. 회사는 미국 파트너 에볼루스와 FDA에 DWP-450(제품명 나보타) 성인 환자 미간주름 개선에 대한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BLA)을 접수했다. 5월 16일 BLA 신청서를 제출한 지 두 달 만에 접수 절차가 마무리 됐다. FDA 품목허가 신청부터 최종허가까지는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회사는 한국 공장 인증 기준 KGMP 향남 구공장에서 생산하는 품목을 3상에 투입했다. 나보타 신공장도 준공했다. 다만 cGMP 획득이 관건이다. 회사는 양 공장의 동등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르면 내년에 나보타가 FDA 허가를 받게 되면 국내 기업 중 미국에 보톡스로 첫 진출한 기업이 된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에 비해 보톡스 개발에서는 선두주자지만 미국 글로벌 임상 3상은 늦어졌다. 수출 3년이 지나도록 이노톡스 임상이 개시되지 않은 데 대한 우려도 있다. 회사는 지난 7월 미국을 방문해 현지 파트너인 엘러간과 '이노톡스(메디톡스 개발 액상형 제품)' 임상 일정을 논의했다. 다국적제약사 엘러간이 2013년 미국 내 독점 판권을 사들였다. 엘러간은 미국 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했다. 일각에서는 엘러간이 미국 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고의로 메디톡스 제품 미국 임상을 지연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선진국 수준 cGMP에 부합하는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 공정 구축 절차가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올해 12월 안에는 이노톡스 임상 3상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이 완료되고 허가를 받기까지는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휴젤도 자체 개발한 '보툴렉스' 미국 진출에 나섰다. 올해 임상 3상이 종료되면 미국 허가 절차에 나선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 이후 시판 허가를 예상한다.
세계 보톡스시장 규모는 약 5조원이다. 2020년에 7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중 미국 시장이 약 1조8000억원을 차지한다. 국내 보톡스 시장이 1000억원 수준이다.
업체 관계자는 “보톡스는 개발·허가 장벽이 높기 때문에 세계에서 7개 제품밖에 판매되지 않는다”면서 “가격경쟁력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첫발을 잘 뗀다면 중국, 유럽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