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현지화 전략으로 러?CIS 광고업계 잡았다

중앙아시아 광고회사 랭킹 1위를 차지한 제일기획 카자흐스탄 법인이 제작한 삼성전자 '성공의 상징' 캠페인.
중앙아시아 광고회사 랭킹 1위를 차지한 제일기획 카자흐스탄 법인이 제작한 삼성전자 '성공의 상징' 캠페인.

제일기획(대표이사 임대기)이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 각지에서 업계 순위 1위, 광고제 수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규 광고주 영입 등 사업 성과로 현지 광고 업계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국가별 정서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성공 비결이다.

제일기획 카자흐스탄 법인은 최근 중앙아시아 최고 권위의 광고전문매체 '애드아시아(AD ASIA)'가 선정한 현지 광고회사 크리에이티브 순위 1위에 선정됐다. 2013년 법인 설립 이후 4년만에 이룬 성과다. 총점 355점을 얻으며 WPP 계열 지포스그레이(2위, 98점), 인터퍼블릭 계열 FCB 알마티(3위, 68점)보다 앞섰다.

이 순위는 매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전역에 위치한 광고회사 광고제 수상 실적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제일기획 카자흐스탄 법인은 △카자흐스탄 '국민 복서' 게나디 골로프킨 성공과 노력을 그린 삼성전자 '성공의 상징' 캠페인 △무하마드 알리, 프레디 머큐리 등 유명인사와 '커피로 잠을 깨고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연결한 현지 1위 '맥커피' 광고 캠페인 등으로 지난해 글로벌 및 지역 주요 광고제에서 40개 상을 수상했다.

제일기획 러시아 법인이 제작한 삼성전자 '오버 더 호라이즌' 캠페인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체코, 라트비아 등에서 열린 동유럽권 최고 권위 광고제에서 17개째 수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캠페인은 러시아 시각장애 여행가 알렉산더 주라블레브가 영하30도 혹한 우랄산맥 남부 지역 150㎞를 걸으면서 갤럭시 S7 엣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유튜브 조회수 230만회, 언론 보도 700건 이상 등 성과를 거뒀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장기간 해외에 거주하는 2명 남녀가 삼성 기어 VR로 고향 모습을 가상 체험하는 모습을 담아낸 '마더랜드' 캠페인이 유튜브 조회수 합계 400만회를 넘겼다.

제일기획이 현지 소비자 마음을 파고든 것은 사회·문화에 대한 철저한 분석 덕분이다. 아름답고 장엄한 국토를 배경으로 한 도전과 극복 스토리로 러시아인 자긍심을 북돋우고, 일자리를 찾아 타국으로 떠나는 이이 많은 우크라이나에서 고국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등 현지인 정서를 겨냥한 전략이 주효했다. 경제성장이 한창인 카자흐스탄에서는 성공을 향한 국민적 갈망을 캠페인에 녹여내 공감을 이끌어냈다.

신규 광고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제일기획은 최근 러시아 1위 가전판매업체 '엠비디오'를 광고주로 신규 영입했다. 카자흐스탄에서 토요타, 펩시 계열 주스 브랜드의 광고 대행사로 선정됐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내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마케팅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신규 광고주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