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종 한국드론산업협회 회장은 택배용 드론이 진가를 발휘하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했다. 비행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박 회장은 “이동하는 드론이 돌발 변수를 만나도 안전하다는 확신이 통계로 증명돼야만 한다”면서 “이를 위해 우선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프로그래밍 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현재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이동전화망, 와이파이망 등 기존 무선통신 신호를 활용해 위치를 확인하는 기술과 더불어 위치 포지셔닝 시스템은 택배용 드론이 풀지 못한 난제”라고 설명했다.
위치 포지셔닝은 위성항법장치(GPS), 글로나스(GLONASS)와 같은 위성 기반 시스템이다.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영상 복합 정보지도 구축, 지도 기반 정밀 측위, 최적 경로 생성 기술 연구도 한창이다.
드론 궤적을 최적화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레이저 반사광을 이용해 물체와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재는 3차원 라이다(Lidar) 센서가 대표 사례다. 박 회장은 이들 장비가 2019년은 돼야 택배용 드론에 부착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택배용 드론 활성화 시점 역시 안전성과 신뢰성이 보장된 이후”라면서 “드론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는 도구이지만 잘못 사용되면 흉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론 개발 환경도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수도권 지역 드론 테스트베드 부재를 아쉬워했다. “장비, 시제품 테스트에 안 돼도 2박 3일이 걸린다”면서 “연구개발(R&D), 제조, 제작회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비해 시험 비행장은 지방에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무인이동체나 무인운반체, 드론 등을 날릴 수 있는 테스트베드는 전국에 모두 7곳이다. 고흥(전남), 전주(전북), 영월(강원), 대구, 보은(충북), 부산, 고성(경남)에 위치해 있다. 수도권 도시에는 한 곳도 없다.
박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선행 투자도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활발한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을 감안하면 창의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에 기댈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 차원 창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관련해서는 “아마존 등 택배용 드론 분야 선도 업체와 견줘도 부족하지 않다”면서 “그러나 높은 가격 탓에 시장 경쟁력은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