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가전전문점 일렉트로마트가 진화한다. '남자들의 놀이터'를 표방하며 선보인 일렉트로마트는 기존 상품을 단순 진열하는 매장 형태를 넘어 '체험형 매장'으로 남성과 20~30대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4일 이마트에 따르면 24일 그랜드오픈 하는 '스타필드 고양점'에 일렉트로마트 12번째 점포에는 기존 인프라와 더불어 식음서비스(F&B) 공간 '부스트 하우스'를 새롭게 선보인다. '고객 체류시간 극대화'를 목표로 구성을 변화시켰다.
영등포점 등 기존 일렉트로마트는 '일렉트로마트 바'가 있어 맥주나 커피 등 간단한 음료와 간단한 빵 등 간식을 먹을 수 있었다. 스타필드 고양점은 '일렉트로마트 바'는 물론 '체험과 남성들이 쉴 수 있는 콘셉트 식사 공간 '부스트 하우스'를 추가했다. 부스트 하우스에는 수제버거를 비롯 미국 가정식 전문점 등 남성들이 좋아할 다양한 웨스턴 푸드가 입점한다.
이마트가 가전 전문점인 일렉트로마트에 F&B 시설을 대폭 강화하는 이유는 가전 상품을 체험하고 구매하는 순간에 '먹기 위해' 외부로 나가는 것을 방지해 일렉트로마트 내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고양점에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신규 MD도 강화했다.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기기와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 등이 주요 상품이다. 별도 공간으로 조성된 '스마트 홈' 매장에서 '스마트 블라인드/커튼', '스마트 도어락', '디지털 링'과 같은 IoT 기기를 선보인다.
미국의 소비심리 분석가 파코 언더힐은 베스트셀러 '쇼핑의 과학'에서 “고객이 매장에서 소비하는 비용은 매장에 머무는 시간과 정확하게 비례한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4월 이마트 은평점 내 문을 연 일렉트로마트 은평점의 경우 이마트 은평점과 비교하면 일렉트로마트 고객 평균 체류 시간이 5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은평점은 지난 4월 리뉴얼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하며 일렉트로마트를 입점시켰다. 은평점은 리뉴얼 이후 4~7월까지 가전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과거 마트가 서둘러 장을 보고 급히 빠져나오는 장소였다면 이제 대형마트는 온 가족이 반나절 동안 머물며 맛집 메뉴로 식사를 하고 상품을 체험하고, 영화를 관람하는 등 휴일 여가 장소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남성 주차장'이라는 개념도 더해졌다. 여성에 비해 쇼핑 시간이 짧은 남성 소비자가 쉴 수 있는 공간을 개발함으로써 가족 전체의 체류 시간을 높이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렉트로마트다. 아내가 식품 매장에서 장을 보는 동안 남편은 일렉트로마트에서 가전과 취미 상품들을 둘러보는 것이다.
일렉트로마트의 지난해 남성 고객 비중은 32%로 이마트(27%) 대비 5% 가량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 매출에서도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고객의 절반 가량으로 이마트의 33%를 크게 상회한다.
한편 일렉트로마트는 '쇼핑 실험소'를 자처하며 가전 전문 매장에 남성 패션, 남성 화장품, 캠핑, 트래블, 자전거, 수제맥주, 스크린야구, 바버샵, 안경점 등을 접목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렉트로마트의 출발은 가전 전문점이지만 죽전점 일렉트로마트의 경우 맥주바, 패션, 레저, 스포츠용품 등 비가전 MD가 더 많을 정도다. 영등포점의 경우 국내 최초 스마트모빌리티 편집숍 'M라운지'가 올해 초 입점해 자전거 마니아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일일 방문객은 300명 가량으로 일반 이마트 자전거 매장 대비 3배 가량 많을 정도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렉트로마트는 새로운 형태의 전문점으로 이마트의 핵심 성장 동력”이라며 “신규 트렌드를 선도해가는 실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