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에 이어 기아자동차 노조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하면서 하반기 신차 판매에 적신호가 켜졌다. 노조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빚어지면서 '코나(KONA)', '스토닉(STONIC)', '스팅어(STINGER)' 등은 신차효과를 제대로 누리지도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쟁이 치열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장악해 하반기 판매회복을 노렸던 현대·기아차는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노조는 사측과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난항을 겪자 6년 연속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는 21일 오전, 오후에 걸쳐 2시간씩 전체 조합원이 부분 파업을 벌였다. 앞서 지난 18일과 17일 각각 4시간씩, 14일과 10일 각각 2시간씩 파업한 바 있다. 기아차 노조도 22일 소하(광명)·화성·광주 등 3개 공장과 판매·정비 등 5개 지회의 조합원 2만8000여명이 부분 파업을 벌였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사측 임금성 제시안(호봉승급 4만2879원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 불가, 성과금 '200%+100만원')에 대한 수정·조율 과정을 거친 뒤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추가 파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당초 현대차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일괄 공동 요구안에 발맞춰 표준 생계비 확보 등을 사유로 기본급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한 기본급의 7.18%) 인상, 전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었다.
올해 임금협상만 진행하는 기아차 노조도 이날 현대차 교섭 동향을 파악한 뒤 광주에서 쟁대위 회의를 열어 추가 파업 일정을 결정한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차량 판매에 '빨간불'이 들어오게 됐다. 특히 올 하반기 출시한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스팅어 등은 신차효과를 제대로 누리지도 못하게 됐다. 노조 파업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고객 인도에 차질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현재 코나는 계약 후 1~2개월, 스토닉은 1개월 가량 대기해야 인도 받을 수 있다. 스팅어는 초반 고객 계약이 몰리면서 2~3개월 이상 대기해야 고객 인도가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노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대기기간은 지금보다 2배 가량 길어질 수 있다.
현대·기아차 영업 일선에서는 대기기간이 길어질 경우 고객 이탈이 늘어나 판매에 지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나, 스토닉 등 소형 SUV 모델은 티볼리, QM3, 트랙스 등 대안이 많아 판매감소가 불보듯 뻔하다는 것. 8월 현재 코나는 출고량 기준 판매 순위에서 2000여대로 1위를 기록 중이지만, 파업으로 티볼리에 조만간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노조파업이 하반기 신차 판매 뿐만 아니라 판매계획에도 큰 차질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까지 내수 129만8000대, 해외 705만2000대 등 총 82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상반기 목표 달성률은 약 85%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상황에서 하반기 판매역량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차는 초반 물량공급이 중요한데, 노조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하면 고객 인도가 지연돼 신차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면서 “특히 최근 출시한 신차는 국내공장에서만 생산하고 있어 노조와 원만한 교섭을 통해 고객 인도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