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수축·이완할 때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실을 개발했다. 배터리 없이 무제한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자가 구동 센서, 휴대폰·드론의 장기·연속 전력 공급원으로 응용이 기대된다.
김선정 한양대 교수팀은 수축·이완·회전할 때 전기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하는 탄소나노튜브(CNT) 트위스트론(twistron) 실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CNT를 과도하게 꼰 고무밴드 같은 코일 형태 실이다.
![코일 형태인 트위스트론 실(탄소나노튜브 인공근육)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7213_20170824142605_552_0002.jpg)
트위스트론 실은 머리카락 1만분의 1 두께의 CNT로 만든다. 우선 CNT를 꼬아 고강도 경량 실을 만들고, 좀 더 꼬면 고무밴드 같은 코일이 된다. 탄성이 있어 수축·이완이 가능하다. 일종의 인공근육이다.
수축·이완 시 밀도와 내부표면적이 변한다. 이 때 변화가 전기 에너지 생산으로 이어진다. 예컨대 실을 전해질 속에서 늘리면 꼬임이 증가하면서 부피가 감소한다. 전하를 저장할 수 있는 전기 용량이 감소한다. 변화된 전기 용량만큼 전기 에너지가 생긴다.
![트위스트론 실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켜는 실험](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7213_20170824142605_552_0006.jpg)
전기 생산량은 신재생 에너지원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트위스트론 실은 초당 30회 수축·이완할 때 기준으로 ㎏ 당 250와트(W) 전력을 생산한다. 19.2㎎만으로 2.3V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을 켤 수 있다.
연구팀은 파도, 온도 변화 상황에서 트위스트론 실이 스스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현상을 실험했다. 열, 진동, 음파, 운동, 위치에너지 등 일상에서 버려지는 적은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터'로서 응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동해 경포대 바다에서 실시한 전력 생산 실험과 모식도. 파도가 칠 때마다 움직이는 풍선에 의해 트위스트론 실이 수축이완하여 전기 에너지를 생산한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7213_20170824142605_552_0003.jpg)
![티셔츠에 트위스트론 실을 꿰매서 삽입하면 호흡에 반응하는 자가구동 센서로 응용된다. 호흡할 때마다 가슴의 넓이가 변화되는 것에 따라 전기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를 측정하면 호흡의 크기, 주기를 나타낼 수 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7213_20170824142605_552_0005.jpg)
실을 풍선에 매달아 바다에 넣으면 파도가 칠 때마다 전기 에너지가 생산됐다. 공기 중 온도 변화로 움직이는 나일론 인공근육과 트위스트론 실을 연결하자 전기 에너지가 저절로 생겨났다. 실로 짠 옷을 입고 호흡하면 신축 변화에 따라 전기 신호가 생성됐다. 자가 구동 센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선정 한양대 교수](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7213_20170824142605_552_0001.jpg)
김선정 교수는 “기존 배터리와 달리 반영구적으로 무제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트위스트론 실은 해양에서의 대량 전기 생산, 휴대폰 및 드론의 연속 전원 공급 등 다양한 응용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