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유통업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 창출'과 '상생 방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정부가 '좋은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자 유통업체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직원 복지 강화 △채용확대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정부와 발 맞추기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고용노동부 청주지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내년 10월 충북 진천 식품통합생산기지 완공에 맞춰 신규 인원 400명을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K-푸드' 생산기지 구축을 통한 지역사회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나선 것이다. 특히 충청 지역 청년 및 여성 우수 인재들을 적극 뽑아 지역 실업문제 해소에 기여하는 한편 채용 후에는 일·가정 양립 및 유연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하반기 신입사원과 인턴사원 공개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45개 계열사가 신입 공채 900명과 동계 인턴 400명을 채용한다. 이와 별개로 100여명 규모의 스펙태클 전형 채용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비정규직 1만명을 단계적으로 정규직 전환시키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2000명의 전환을 마쳤고 하반기에도 2600여 명을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백화점과 그린푸드 등 계열사 소속 비정규직 직원 23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작년 한해 동안 뽑은 신규 채용 인원 2340명에 버금가는 수준이며 추가 전환도 검토할 계획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 하반기는 지난해 하반기(1030명)보다 약 30% 가량 늘어난 1340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올 상반기에도 작년 상반기(1310명) 대비 소폭 늘어난 1320명을 채용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협력사원에 대한 복지 혜택도 대폭 강화한다. 백화점 매장에 근무하는 협력사원(판매사원)의 복리 후생 개선을 위해 연간 50억원 규모 '현대 패밀리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현대백화점은 2014년부터 협력사원 자녀 약 250여명을 대상으로 매년 5억원 규모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으며, 협력사원 자녀의 난치병 치료를 위해 1인당 최대 3000만원 의료비를 지원하는 등 직원 복지를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지난 5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상생채용박람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용진 부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가장 우선은 일자리 창출”이라며 “매년 1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을 약속했고 매해 지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GS25는 지난달 5년간 총 9000억원 이상을 지원해 최저수입 보장 규모 확대 등 가맹점주와 상생 실천을 약속했다. △최저수입 보장 금액 매년 400억원 지원 △심야시간 운영점포 전기료 매년 350억원 지원 △매출 활성화 솔루션 구축비 5000억원 투자 △모든 브랜드 편의점 근접 출점 자제 △사회 공익활동 확대 등 '5대 핵심 상생지원 방안'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근접 출점 제한을 경쟁사 브랜드로 확장, 상생 경영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눈치보기라는 시각도 있으나 일자리 창출과 상생 협력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변화의 노력”이라며 “이를 통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가 확립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