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에 이어 '간염 소시지' 공포가 유럽에서 국내로 번져 먹거리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유통업체는 유럽산 돼지고기를 원료로 한 소시지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식품업체 역시 생산을 중단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25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유럽에서 E형 간염 유발 논란을 빚고 있는 독일·네덜란드산 돼지고기 원료로 만든 가공육 제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독일이나 네덜란드산 수입 소시지를 취급하고 있지 않지만, 해당 국가의 원료로 만든 국산 가공육 제품이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24일 모두 매장에서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자체 식품 브랜드인 피코크의 '스모크통베이컨' 제품에도 독일산 원료가 들어간 것으로 확인돼 판매를 중단했다. 롯데마트 역시 자체 식품 브랜드인 초이스엘 베이컨에 독일산 원료가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 판매를 중단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도 독일과 네덜란드산 제품은 아니지만 소비자 불안 심리를 고려해 스페인산 하몽과 살라미 등 유럽산 가공육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켰다.
식품업계도 유럽산 돼지고기 원료 사용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독일산 돼지고기 등을 사용하지만 이달 초부터 해당 원료 사용을 중단했고 대상 청정원 역시 독일산 돼지고기로 만든 베이컨 생산을 중단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돼지고기 원료 검사 결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으나 유럽산 돼지고기 사용을 중단하고 정부 조사 결과를 기다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상 관계자는 "제품에는 이상이 없지만 소비자 우려가 있는 만큼 독일과 네덜란드산 원료를 사용한 베이컨과 슬라이스햄 등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보건국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했으며 이는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E형 간염은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되고 옮기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E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구토와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특히 임산부가 감염될 시 유산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