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미래형 마트'를 구축한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디지털 사이니지'를 기반으로 소비자 밀착형 쇼핑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차별화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려는 이마트와 디지털 사이니지로 기업간거래(B2B) 판로를 확대하려는 삼성전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마트는 28일 삼성전자와 각 지역 점포에 디지털 사이니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양 사는 유통과 ICT를 결합한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를 개발, 미래형 유통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합의했다.
이마트는 주요 매장에서 그동안 사람이 직접 천장에 매달아 설치하던 행사 안내물, 현수막, 계산대 윗 공간 광고판 등을 삼성전자 '스마트 사이니지'로 교체한다. 마트 행사 상품과 타임 세일 등 실시간 쇼핑 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광고 콘텐츠를 송출하는 역할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이 즉각 실생활 쇼핑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면서 “오프라인에서 고객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경기도 용인 죽전점을 디지털 사이니지 시점 점포로 낙점했다. 오는 10월까지 죽전점 내부 광고판 가운데 약 80%를 디지털 사이니지로 교체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총 약 200억원을 투자, 디지털 사이니지 점포를 30여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마트는 디지털 사이니지 매장에서 빅데이터 기반의 '소비자 밀착형' 마케팅 전략을 선보일 계획이다. 각 시간대 판매 실적을 기반으로 주요 고객층이 찾는 상품을 집중 노출한다. 예를 들어 오전 쇼핑 시간대에는 수요가 많은 생활용품, 저녁 시대에는 야식 등을 각각 소개하는 형태다.
이마트와 삼성전자의 협력은 유통 시장에서 디지털 사이니지 수요를 확대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TV나 LED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옥내외 광고다. 통신망을 이용해 사진 형태는 물론 영상과 소리를 노출한다. 중앙 제어실이 타깃 고객층이나 주요 프로모션 형태에 따라 수시로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
사람이 일일이 현수막을 붙이거나 유인물을 돌려야 하는 기존 방식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모객·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업계가 대형마트를 시작으로 백화점, 면세점, 편의점 등 전통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새로운 B2B 수요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마트는 오는 10월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쇼핑 패턴 분석 기술'도 선보인다. 고객 동선을 파악해 구매 상품, 매대 체류 시간, 이동 경로 등을 상세하게 분석한다. 이마트는 연내 해당 기술을 매장 진열 방식과 상품 배치, 재고 관리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마트 남윤우 개발본부장은 “현재 상품 혁신은 물론 인프라 확충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디지털 사이니지 인프라는 미래형 마트를 현실화하는 중요한 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