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WD와 반도체 매각 막바지 협상…이르면 31일 발표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를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포함된 '신(新)미일연합'에 매각하기 위한 막판 협상에 들어갔다.

2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이날 일본을 방문한 스티븐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도시바메모리 매각 문제를 논의했다.

양측은 매각 조건 등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31일 매각 계약 성사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정책투자은행, 한국의 SK하이닉스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과 협상이 교착상태에 이르자 WD가 속한 새로운 컨소시엄과 협상을 하기로 했다.

도시바 요카이치 팹2 전경 (사진=도시바)
도시바 요카이치 팹2 전경 (사진=도시바)

신미일연합에는 WD와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참가했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에 포함됐던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WD 진영은 현 시점에서 총 1조9000억엔(약 19조5000억원)의 매수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실탄을 2조엔대까지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KKR이 각 3000억엔씩 출자하고, WD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를 1500억엔어치 매입하는 방식으로 인수에 참가할 예정이다.

WD는 도시바메모리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몇 년 뒤에 도시바메모리가 상장되면 이를 매각해 투자 자금을 회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WD는 향후 도시바메모리 지분 취득에 나서더라도 전체의 20% 미만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WD가 도시바메모리와 동종업체인 만큼 독점금지법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전략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도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출자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도시바도 1000억~2000억원을 투입해 일본 측 참가자가 의결권의 과반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