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코란도스포츠 후속 모델로 개발 중인 신차 'Q200(프로젝트명)'의 제품 콘셉트를 프리미엄 픽업(적재함을 설치한 승용형 소형 트럭)으로 설정했다. 코란도에서 렉스턴으로 차급을 높여 내수는 물론 해외 시장을 공략할 글로벌 전략 모델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29일 쌍용차와 업계에 따르면 Q200은 쌍용차가 올해 4월 출시한 플래그십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렉스턴의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해 고급화를 꾀한다. G4렉스턴과 동등한 상품성을 갖춰 글로벌 픽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Q200은 쌍용차가 포스코와 함께 개발한 차세대 프레임 바디를 적용했다. 프레임 바디는 차대 위에 차체를 얹는 방식으로, 차대와 차체가 하나로 제작된 모노코크 바디보다 강성과 내구성이 높아 험로 주행에 유리하다.
G4렉스턴의 차세대 프레임 바디는 초고장력 4중 구조 쿼드프레임(QUAD FRAME)으로 불린다. 쿼드프레임은 1.5GPA급 초고강도 기가스틸을 적용하고 효율적인 설계를 거쳐 프레임 바디의 단점인 무게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Q200은 차체 크기에 따라 숏바디와 롱바디 두 가지 모델로 개발됐다. 숏바디 모델의 전장은 5m 수준으로 기존 코란도스포츠보다 10~20cm 커졌으며, 롱바디 모델은 전장이 5.4m에 달해 넉넉한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국내에는 숏바디 모델이 먼저 출시되고,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롱바디 모델을 선보인다.

파워트레인 역시 G4렉스턴과 공유할 전망이다. G4렉스턴은 2.2리터 디젤 엔진과 메르세데스-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파워트레인 최고출력은 187마력, 최대토크는 42.8kg·m이며, 연비는 리터당 10km 수준이다.
쌍용차는 올해 말 Q200 양산을 앞두고 약 300억원을 투자해 생산 설비 재정비에 들어갔다. Q200은 평택공장 제3라인에서 G4렉스턴과 함께 같이 생산된다. 현재 조립3라인의 생산능력은 월 5000여대로, Q200이 생산될 연말부터 월 8000여대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 중 현행 1교대 근무를 2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가장 먼저 Q200 진출이 확정된 곳은 중동 지역이다. 쌍용차는 올해 2월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회사 SNAM과 현지 조립생산을 위한 제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2020년부터 Q200을 현지 조립생산 방식으로 생산한다. 생산 규모는 단계적으로 연간 2만5000대까지 확대한다. 쌍용차는 SNAM과 계약 체결 이후 공장 건설과 생산설비 설치를 위한 기술 지원과 부품 공급 등 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기존 코란도스포츠는 주로 개인 사업자나 자영업자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Q200은 프리미엄 레저용 차량으로 상품성을 대폭 향상해 글로벌 픽업 모델들과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