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재창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 실패 경험은 '자산'입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8652_20170829135631_559_0001.jpg)
“사업에 실패했지만, 인생 실패는 아닙니다. 오히려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경험을 얻게 됐고, 새로운 기회를 찾았습니다.”
29일 서울역 KTX 대회의실에 모인 재도전기업가와 멘토 열기는 그 어느 교육 현장보다 뜨거웠다. K-ICT창업멘토링센터의 '2017 케이글로벌(K-Global) 재도전 교육 및 멘토링 지원 사업'에 모인 58명 재도전기업인은 사업 실패로 미래를 위한 경험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어제의 실패를 통해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재창업 중요성은 꾸준히 언급되지만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쉽지 않다. 첫 창업에 실패하면 실패자로 낙인찍히고 많은 빚까지 떠안는다.
실제 한국무역협회가 2015년 실시한 대학생, 대학원생 창업인식 조사에 따르면 창업선호도는 6.1%다. 취업(78.8%), 학업(15.1%)과 비교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창업 장애요인은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38.0%)을 꼽았다.
이를 극복하고자 멘토링센터는 재창업자를 대상으로 아이디어 사업화, 사업계획, 마케팅, 재무, 글로벌, 투자 등 분야별 맞춤 전문교육을 실시한다. 또 전문 멘토단을 통해 선배 벤처기업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해 실패를 경험으로 승화하고 재도전할 수 있게 만든다. 재도전기업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최병희 K-ICT멘토링센터장은 “창업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크다”며 “멘토링센터는 단순 재창업을 위한 금전지원을 넘어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실패를 자산으로 만들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한 창업자의 공식만큼 실패 창업자 경험도 다양하다. 이들 실패 경험은 모두 새로운 사업의 자양분이 된다.
결혼식 축하공연 연결 서비스를 운영했던 이영은 씨섬뮤직 대표는 지난 2012년 처음 창업에 뛰어들었다. 백석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겸임교수로 있을 만큼 음악분야는 모두 꿰뚫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창업은 달랐다. 사무실 운영비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3년 만에 폐업했다.
이 대표는 “서른셋에 처음 창업에 뛰어들면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며 “멘토링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아이템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받고 투자, 마케팅 등 전문교육을 받아 새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포]"재창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 실패 경험은 '자산'입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8/988652_20170829135631_559_0002.jpg)
타이어 교체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를 운영하는 정창우 카핏 대표는 실패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다. 정 대표는 타이어전문점을 운영했으나 본사와 갈등으로 사업을 접었다. 1억원 가량 빚도 떠안았다. 하지만 타이어 교체를 위해 반드시 본인이 매장에 들러야 하는 불편함에서 새 아이템을 찾았다.
정 대표는 “누군가는 사업을 접었을 때 실패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저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견하는 기회였다”며 “재도전 관련 교육이 없었다면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얻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