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대주 규모가 증가세다. 이달 들어 연이어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주식 시장 조정 우려에 개인투자자도 하락장에 대비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일 신용거래대주 잔고는 126억5200만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증가세를 보이며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달 18일 120억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같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신용거래대주는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사서 갚는 것을 의미한다. 기관이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차거래와 달리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표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신용거래융자 잔고와 함께 개인투자자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신용거래대주 잔고는 연초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초 59억원에 불과했던 신용거래대주 잔고는 지난달 7일 100억원을 돌파했다. 신용거래대주 규모는 이달 들어서도 증가 추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7월말 이후부터 시장에서는 중단기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면서 “개인투자자도 당분간 증시에 조정이 있으리라 판단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빚을 내서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는 7월말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 25일 안팎으로 신용거래융자가 줄고 있다. 7월말 8조7000억원에 달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18일 8조1904억원까지 빠졌다. 29일에는 소폭 증가한 8조2845억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사들도 속속 당분간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기 관점에서는 주식시장 추가 할인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주식시장이 당분간 조정받은 이후 4분기 중 재상승하는 시나리오 가장 유력하다”고 관측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긴 시각으로는 국내 증시에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보고 있다. 30일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2390만1202개로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지난달 7일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이후 이달 들어서도 매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쓰고 있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2300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의 저평가 영역”이라며 “글로벌 경기와 미국 달러화 약세 환경에 변함이 없다면 국내 증시는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 신용거래대주 및 신용거래융자 규모 추이 (단위:백만원) 자료:금융투자협회>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