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시기를 예측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대부분 차량이 전기자동차로 바뀔 것이라는 관측에는 이견이 없다. 내연기관 차량이 사라질 것인가에 관해서도 의견이 분분할 수 있겠지만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배기가스 규제 강화 및 보조금 지원 등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비센 에너지 애널리시스 2016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 증가로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하는 파우치셀의 연간 생산 증가량은 25%에 이르며, 이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유수의 회사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관여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기존의 충·방전이 가능한 배터리인 니켈카드뮴 계열과 비교하면 에너지 밀도가 2배 높고, 단일 셀 전압도는 3.6볼트(V)로 니켈 카드뮴(1.2V)과 비교해 3배나 높다. 충·방전량에 따라 용량이 영향을 받는 메모리 효과도 없으며,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며, 자가 방전도 적다. 다른 합성물로도 배터리 제작이 가능하지만 주기율표 세 번째에 위치한 니켈은 물에 뜰 정도로 가벼운 금속이기 때문에 차량용으로 적합하다.
한 번 충전 이후 얼마나 연속 사용이 가능한지가 모바일 전자기기의 중요한 구매 결정 요소가 되며, 전기차 역시 이에 해당된다.
배터리 자가 방전량은 충전 이후 사용 용량에 영향을 미친다. 자가 방전은 배터리 스스로 소모하는 양으로, 전압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된다. 잘 만들어진 배터리도 충·방전이 반복되면 음극과 양극 사이에 금속 성분이 자라 자가 방전이 늘고, 결국 배터리를 더 이상 쓸 수 없는 상태로 만든다.
배터리의 전기 특성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전압계를 사용한다. 배터리를 생산하면 충전 후 전압을 측정해서 정상 충전이 됐는지 확인한다. 자가 방전량을 유추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시차를 두고 배터리 전압(OCV)을 두 번 측정해야 한다. 전압이 많이 떨어지면 자가 방전량이 많은 것으로 간주한다. 이를 '델타V' 방식이라고 한다.
전기차의 유일한 동력원인 배터리의 기술 기준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전기차 업체의 요구 사항을 맞추기 위해 기술 성능 향상과 더불어 측정 방법도 재고되고 있다.
델타V 방식을 통한 자가 방전 측정은 제품에 따라 몇 주씩 소모되기도 하지만 대다수 배터리 업체가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체 가능한 기술의 하나로 '포텐시오스태틱' 방법이 있다. 전원 공급기를 배터리에 연결하고 배터리 전압과 동일한 전압을 출력하도록 설정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배터리에서 미세하게 소모되는 자가 방전을 전원 공급기로부터 공급받기 때문에 전원 공급기에서 출력 전류만 확보하면 자가 방전량을 짧은 시간에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론상으로는 간단하지만 실제 구현은 쉽지 않다. 배터리 전압은 온도에 따라 변하며, 변하는 정도도 충전량에 따라 다르다. 배터리 자가 방전량도 온도에 따라 바뀐다. 측정 전류에는 전하 재분배, 온도 변화 등이 포함된다.
각국의 배터리 업체가 이러한 제약점을 모두 극복하고 양질의 배터리를 더 빨리, 더 저렴하게 대량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배터리와 같은 고속 성장 시장에서 3개월의 제품 출시 차이는 70%의 수익률 차이를 낸다고 한다. 한국 업체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최대류 키사이트코리아 선임엔지니어 dai-ryu_choi@keysight.com